지난 시즌 KBO리그는 역대 가장 적은 도루 시도를 기록했다. 도루왕 역시 역대 가장 적은 개수로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1993년 전준호(롯데 자이언츠)는 75개의 도루로 도루왕이 됐지만 2017년 박해민(삼성 라이온즈)은 40개의 도루로 같은 타이틀을 얻었다. 팀 전체적으로도 도루가 많이 줄었다. '거포'들이 즐비한 SK와이번스는 지난 시즌 총 53개의 도루 뿐이고 가장 많은 삼성(98개) 역시 100개가 되지 않는다.
이는 KBO리그만의 트렌드는 아니다. 미국이나 일본 야구에서도 도루는 많이 줄고 있다.
이유는 역시 득실이었다. 도루를 시도함으로써 득보다 실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도루가 줄어드는 이유는 득보다 실이 많기 때문아니겠나"라며 "1루수를 루상에 붙여놓는 것이 안타를 치기 용이하다. 도루로 1루를 비워놓으면 안타 확률이 그만큼 떨어진다"고 했다. 또 김 감독은 "144경기나 소화해야하는 선수들의 체력문제도 생각해해야하니 당연히 확실할 때 아니면 도루 사인을 내지 않는다"고 했다. 부상 위험이 높아지는 것도 도루가 줄어든 이유 중 하나다.
한 야구 관계자는 "프로가 처음 출범했을 때는 경기 후반이 되면 선수들도 그렇고 심판들도 그렇고 '설렁설렁'했다. 심판들도 7회 정도에 점수차가 많이 벌어지면 빨리 끝내려고 스트라이크콜도 많이 하고 했다"며 "하지만 요즘 그런게 어디있나. 경기 후반까지 다들 열심히 하니 도루도 성공하기 쉽지 않다"고 귀띔했다.
한때 도루를 잘하는 선수를 '대도'라는 수식어로 칭송했지만 이젠 부상 위험이 많은 선수로 의미가 바뀔 정도다. 야구 트렌드가 변해가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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