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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위기 KDB생명 '어쩌면 마지막?' 힘빠진 22연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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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체될 위기에 처한 구리 KDB생명 위너스 선수들이 어쩌면 KDB생명이라는 이름으로 치르는 마지막 경기를 묵묵히 치러냈다.

KDB생명은 7일 부천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 2017~2018 여자프로농구 부천 KEB하나은행과의 경기에 61대84로 패했다. 단일 시즌 최다 연패 기록인 22연패다. 다음시즌까지 연패를 이어간다면 팀의 전신인 금호생명이 세운 25연패를 넘어서는 불명예를 안을 수도 있다. 하지만 KDB생명 선수들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큰 걱정이 있다. 팀이 존폐 위기에 있기 때문이다.

KDB생명은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에 '2017~2018 시즌을 마친 뒤 구단 운영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WKBL은 2018~2019 시즌은 KDB생명으로부터 받은 시즌 운영비를 통해 연맹이 팀을 위탁 관리해 치를 예정이다. 그 사이 구단을 인수할 기업을 찾을 계획이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해체 수순을 밟을 수도 있다.

경기 전 박영진 감독 대행은 선수들에게 "유종의 미를 거두자"고 강조했다. 연패를 끊고 시즌을 마감하자는 주문이었다. 하지만 전날 해체 소식이 알려지면서 선수단 분위기는 어수선할 수밖에 없었고 선수들의 플레이에는 힘이 빠져있었다. 결국 22연패로 시즌을 끝내게 됐다.

박 대행은 "우리가 아는 것은 다음 시즌부터 회사가 팀을 운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연맹과 구단의 협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현재 WKBL과 KDB생명은 시즌 운영비 협의를 하고 있다. 박 대행은 "일단 내일(8일) 시상식까지 우리 팀의 공식적인 일정이다. 이후 한 달 정도 선수들에게 휴가를 줄 계획이다"라고 했다.

구슬 한채진 등 주전급 선수들은 팀이 해체되더라도 다른 팀에서 데려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한 순간에 농구 인생의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부천=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