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박병호가 지난 2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복귀 첫 홈런을 터뜨리면서 올시즌 홈런왕 후보들이 모두 스타트를 끊었다.
홈런왕 타이틀이 있는 SK 와이번스 최 정(2016, 2017년), 박병호(2012~2015년), KIA 타이거즈 최형우(2011년)가 1홈런을 기록중이고, 지난해 30홈런을 친 타자들 가운데 SK 제이미 로맥, NC 다이노스 재비어 스크럭스, 두산 베어스 김재환도 각각 첫 대포를 쏘아올렸다. 역대 홈런왕 출신 가운데 아직 마수걸이를 하지 못한 선수는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2006, 2010년)와 한화 이글스 김태균(2008년) 뿐이다. 또 지난 시즌 31홈런을 친 삼성 라이온즈 다린 러프도 아직 홈런이 없다.
아직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됐다고는 볼 수 없으나, 내로라하는 거포들이 속속 시즌 첫 아치를 그리면서 분위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홈런왕 경쟁은 사실 한여름 페이스에서 승부가 갈린다. 그러나 시작을 어떻게 하느냐도 중요한 요소다. 이 점에서 본다면 28일 현재 팀별로 4경기를 치른 시점서 거포들이 대포를 본격 가동했다는 건 올해 홈런왕 경쟁이 그 어느 해보다 뜨거울 것임을 의미한다. 최 정과 박병호의 싸움으로만 보기 힘든 이유다.
특히 시즌 초 젊은 선수들이 홈런 경쟁을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날 현재 홈런 2개를 친 선수는 7명인데, '괴물 신인'으로 불리는 kt 위즈 강백호가 포함됐다는 게 흥미롭다. 서울고 출신으로 2차 1라운드 1순위로 kt의 지명을 받고 입단한 강백호는 지난 24일 KIA와의 개막전에서 데뷔 타석 홈런을 날렸다. 고졸 출신이 개막전 데뷔 타석에서 홈런을 기록한 것은 강백호가 처음이다. 이어 그는 27일 SK전에서 김주한을 상대로 시즌 2호 좌중월 3점아치를 그렸다. 강백호의 강점은 탁월한 손목 힘과 빠른 배트 스피드다. 여기에 공격적인 타격 마인드도 가지고 있다. 신인이 홈런왕 경쟁을 주도한다는 사실이 신선하다.
지난해 SK의 주력 타자로 떠오른 한동민과 김동엽도 각각 2홈런을 터뜨리며 올시즌 대포 경쟁을 이끌 준비를 마쳤다. 한동민은 지난 시즌 103경기에서 29홈런을 친 뒤 한창 페이스가 좋을 때 발목 부상으로 시즌을 접어 아쉬움이 컸다. 풀타임을 활약한다면 충분히 홈런 경쟁에 가담할 수 있는 거포다. 김동엽 역시 KBO리그 2년차이던 지난해 125경기에서 22홈런을 때려 장타력을 드러냈다. kt 황재균과 멜 로하스 주니어도 2홈런을 때리며 팀 타선의 색깔을 바꿔놓고 있고, KIA 안치홍과 이범호도 각각 2홈런을 날리며 시즌 초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전체 홈런 수도 지난해와 비교해 크게 늘었다. 지난해 시즌 첫 4일, 20경기에서는 29명의 타자가 합계 34홈런을 쳤다. 올시즌에는 20경기에서 39명이 46개의 홈런을 날렸다. 올시즌 홈런 레이스는 베테랑과 신예, 토종과 외국인, 우자타와 좌타자 등 다양한 대결 구도로 펼쳐질 것으로 보여 더욱 기대가 크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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