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금민철, 오늘은 류희운. KT가 예상치 못한 깜짝 선발들의 활약에 밝게 웃었다.
KT는 29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선발 류희운의 6이닝 무실점 호투와 홈런 4방을 친 타선의 힘을 앞세워 7대1로 승리했다. KT는 2연승을 달렸고, 3연전 위닝시리즈를 장식하며 3승2패로 5할 승률을 돌파했다.
무서운 화력을 보여준 타선도 잘했지만, 뭐니뭐니해도 이날 승리의 일등공신은 선발 류희운이었다. 더스틴 니퍼트의 부상 후유증 여파로 임시 선발 기회를 따낸 류희운은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치며 팀 승리의 중심에 우뚝 섰다.
류희운은 6이닝 동안 81개의 공을 던지며 5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좋은 성적을 떠나 류희운의 투구 스타일에 큰 변화가 있었다.
류희운은 150km에 가까운 강속구를 뿌리는 미완의 대기였다. 공은 강했지만, 제구가 안좋았고 멘탈적으로도 자주 흔들렸다.
그런데 올시즌 첫 등판에서는 그 속구를 버렸다. 이날 직구 최고구속은 144km에 그쳤다. 대신 폼이 훨씬 간결해졌다. 전력을 다해 빠른 공을 던지고자 하는 폼이 아닌, 제구를 신경쓰며 훨씬 부드럽고 간결하게 공을 뿌렸다. 제구가 잡히자 어이없이 주자를 내보내 위기를 자초하거나, 연타를 허용하지 않으며 큰 위기를 맞이하지 않았다. 직구 중간중간 섞어 던지는 포크볼의 위력도 좋았다.
류희운의 제구가 얼마나 안좋았나를 증명하는 자료가 있다. 류희운은 지난해 24경기 81이닝을 소화했다. 이 중 선발이든, 구원이든 무4사구를 기록한 경기는 딱 1경기 뿐이었다. 5월23일 삼성 라이온즈전에 구원 등판해 무4사구 경기를 했는데, 달랑 1이닝 투구를 했다. 이 외에는 1이닝을 던져도 항상 볼넷 또는 사구를 기록했다.
이만큼 제구가 흔들리던 투수가 SK전에서는 업그레이드 된 제구로 무실점 뿐 아니라 무4사구 경기를 했다. 공교롭게도 하루 전 열린 SK전에서 선발로 등판했던 금민철도 제구 난조에 기량을 꽃피우지 못했던 투수였는데, KT 유니폼을 입고 5이닝 3실점(2자책점)하며 감격의 선발승을 따냈다. 김진욱 감독은 금민철의 투구를 보고 "꿈을 꾸는 것 같았다"며 기뻐했다.
또, 류희운이 6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무실점을 기록한 건 프로 데뷔 후 처음이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가 통산 두 번째인데 그 때는 실점이 있었다. 2017년 7월28일 NC 다이노스전에서 6이닝 3실점을 기록했었다. 그 때는 승리도, 패전도 기록하지 못했다. 그래서 2018 시즌 첫 승리에 여러모로 의미가 있었다.
지난해 4승을 거뒀던 류희운은 올시즌 첫 선발 등판에서 승리를 따내며 앞으로 기회를 더 얻을 전망이다. 과연 김 감독은 류희운의 투구에는 꿈을 꾸는 게 아닌, 어떤 평가를 내리게 될까.
인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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