헥터 노에시가 에이스로서 팀을 반등시킬까.
디펜딩챔피언 KIA 타이거즈의 선발야구가 또 실패했다. KIA는 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에서 연장 승부 끝에 9대6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타선이 장단 19안타를 터뜨리며 전날 3대13 대패를 설욕했다.
하지만 아쉬움도 있었다. 경기 초반 선발 정용운이 무너지며 어려운 경기를 해야했다. 8회 타선의 집중력이 없었다면 4연패 늪에 빠질 뻔 했다.
지난 4경기 선발투수들이 힘을 내지 못했다. 토종 에이스 양현종이 지난달 31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6⅓이닝 9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시즌 첫 등판 KT 위즈전에서 쾌투를 했던 양현종이 상대적으로 타력이 약한 LG를 상대로 이렇게 무너질 줄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 충격 여파가 전해졌던 것일까. 다음날 외국인 투수 팻 딘도 LG를 상대로 5⅓이닝 5실점을 기록했다. 경기가 접전으로 흘러 패전은 면했지만, 팀이 9회말 끝내기 패배를 당해 아픔이 컸다.
여기에 대진운까지 안좋았다. 4-5선발 이민우-정용운이 최강 타선을 자랑하는 SK를 상대해야 했다. 걱정이 충격적 현실로 드러났다. 이민우는 3일 첫 경기에서 1이닝 만에 홈런 2방 포함, 5안타를 맞고 6실점했다. 이어진 4일 경기에서도 정용운이 제이미 로맥에게 스리런포를 맞는 등 맥을 못추고 말았다.
그래도 연패를 끊었다. 디펜딩챔피언으로서 초반 치고 나가려면 이제 연승으로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 무너진 선발진을 재건하려면 헥터가 나서줘야 한다. 헥터는 지난달 30일 LG전 6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첫 승을 따냈다. KT와의 개막전에서는 안좋은 투구를 했지만, LG전에서 곧바로 반등하며 왜 헥터가 강한 투수인지 보여줬다.
로테이션대로라면 헥터는 5일 SK전에 등판해야 한다. 하지만 김기태 감독은 헥터에게 하루 휴식을 더 주고 싶은 눈치. 헥터가 KT전 110개, LG전 112개 투구를 했기 때문이다. 천하의 헥터도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는 강한 공을 뿌릴 수 없다.
여기에 굳이 물오른 SK 타선을 상대할 필요가 없다. SK 타자들은 어떤 투수를 만나도 다 때려낼 기세를 보이고 있다. 제이미 로맥은 5경기 연속 홈런포를 가동했다. 하루 더 쉬고 편안한 홈에서 던지는 게 훨씬 낫다. KIA의 다음 상대는 넥센 히어로즈인데, 헥터는 지난해 넥센을 상대로 3경기 1승 평균자책점 2.49로 강한 모습을 보였다.
SK를 상대하든, 넥센을 만나든 헥터가 연승으로 가는 다리 역할을 해줘야 한다. 팀이 필요로 할 때 역할을 해주는 게 진짜 에이스다. 헥터는 4일 경기를 앞두고 김 감독이 "오늘 던질 수 있겠느냐"는 농담에 "I Don't Know(나는 모르겠다)"고 익살스럽게 받아쳤다.
인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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