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다비(아랍에미리트)=박찬준 기자]배정된 방을 보면 대표팀 내 위상을 알 수 있다.
태극전사들은 공식훈련장인 파주NFC에서는 1인1실을 사용하지만, 경기나 전지훈련 등 타 지역에 머물 경우는 2인1실을 이용한다. 대개 조합은 '고참-방졸'로 이루어진다. 후배가 선배의 생활 패턴이나 자기 관리 등을 가까이서 배우라는 의도가 있다. 여기에 고참들에 대한 배려도 숨어 있다. 대표팀에서 최용수 서울 감독과 한 방을 썼던 안정환은 "용수형을 위해 족발 사러 많이 다녔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번 아시안컵에서는 23명의 태극전사 가운데 7명이 1인승을 쓰고, 나머지 16명이 2인1실을 쓴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이 팀에게 제공되는 객실 수가 정해져 있어서 불가피하게 일부 인원들이 혼자서 방을 쓰게 됐다. 아무래도 혼자 쓰는 1인실이 편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1인실을 쓰는 선수들의 대부분은 팀의 핵심 자원들, 혹은 선참급들이다. 주장(손흥민), 부주장(김영권), 선참들(김진현 이청용 기성용 구자철 정우영)에게 1인실이 배정됐다.
예외도 있다. 벤투호 최선참인 이 용(전북)은 김승규(빗셀고베)와 함께 2인 1실에서 생활한다. 대표팀 관계자는 "이 용의 경우 1인실보다는 동료들과 함께 방을 쓰는 것을 선호한다. 선수 본인이 요청을 해서 2인 1실을 사용하게 됐다. 김승규와는 이전에 룸메이트를 많이 해서 편한 사이"라고 설명했다.
눈여겨 볼 부분은 2인실 배정이다. '1996년 동갑내기' 황희찬(함부르크)-황인범(대전) 막내라인이 한방을 쓴다. 예전 같으면 모두 방졸로 선참들의 방에 배정되야 하는 선수들이다. 하지만 벤투호는 다르다. 아무하고나 방을 써도 상관없다.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호흡을 맞췄던 김민재(전북)-이승우(헬라스베로나)가 한 방을 쓰고 있고, 나이가 비슷한 권경원(톈진 취안젠)-조현우(대구),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이재성(홀슈타인 킬)이 룸메이트로 지내고 있다.
벤투 감독은 몇가지 규칙을 제외하고는 철저하게 선수들의 자율에 맡긴다. 유럽에서 온 지도자 답게 팀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다면 선수들의 사생활에 대해서는 '노터치'다. 식사 시간에서도 자리, 시간을 정하지 않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 대화를 나눈다. 방배정 역시 이같은 자율의 기조가 이어진 것이다.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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