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에 캠프를 차리는 한국 프로팀들에게는 중요한 이벤트가 있다.
일본 프로야구 1군 팀과의 평가전이다. 흔치 않은 기회다. 시합 준비가 이뤄지는 2월 중순 부터 일본 팀들의 시범경기가 시작되는 하순까지 보름여 간 반짝 치러진다.
과거에는 일본 팀들이 한국 팀의 연습경기 제안을 잘 받아주지도 않았다. 여러 루트를 통한 한국 구단의 노력과 실력을 어느 정도 인정 받아 물꼬를 트기 시작했다. 여전히 기회는 많지 않다. 한·일 양 구단 간 관계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많아야 5경기 안팎이다. 아예 기회를 얻지 못하는 팀도 있다. 꽤 먼 거리라도 일본 팀이 사용중인 구장으로 원정 가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일본 프로 1군팀과의 평가전. 분위기가 달라진다. 가능한 자원을 총동원 한다. 정규 시즌을 방불케 할 정도의 정예 멤버가 총출동한다. 가능한 이기려고 하고, 지더라도 망신 안 당할 정도로 마무리 하려 한다. 수준 높은 야구를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한국 팀들과의 평가전과는 달리 전력 노출에 대한 부담도 없다.
일본 오키나와에 캠프를 차린 삼성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어렵사리 잡은 세차례 일본 팀과의 평가전 중 무려 두번을 날려버렸다. 16일 요미우리와 딱 한번 치른게 전부다. 이제 캠프가 끝날 때까지 일본 프로팀과의 평가전은 더 이상 없다.
삼성은 22일 차탄구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던 주니치와의 연습경기를 갑자기 내린 폭우로 소화하지 못했다. 지난 19일 니혼햄전에 이어 2경기 연속 우천 취소다.
일본 프로 1군팀과 캠프 마지막 평가전이었던 이날 삼성은 작심하고 베스트 라인업을 준비했다. 선발 전환을 준비중인 최충연과 저스틴 헤일리가 잇달아 등판할 예정이었다. 두 투수의 캠프 첫 실전 경기 등판 무대. 타선도 그동안 경기에 나서지 않았던 구자욱이 출전할 예정이었다. 박해민(중견수)-구자욱(우익수)-이원석(3루수)-다린 러프(1루수)-김동엽(지명타자)-김헌곤(좌익수)-이학주(유격수)-김성훈(2루수)-김민수(포수) 순으로 베스트 멤버가 대거 포함됐다. 지난 19일 취소된 니혼햄전에는 1선발 후보 덱 맥과이어의 첫 등판이 예정돼 있었다. 등판이 무산된 맥과이어는 불펜투구로 실전을 대체했다.
세 차례의 금쪽 같은 기회 중 무려 두번을 비로 날려버린 삼성. 오키나와발 이상기후에 실전 점검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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