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케이로스(66) 콜롬비아 대표팀 감독의 실험은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케이로스 감독은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의 A매치 친선전에서 대표팀의 두 기둥 라다멜 팔카오(33·AS모나코)와 하메스 로드리게스(27·바이에른뮌헨)를 선발명단에서 뺐다. 오는 6월 브라질에서 열릴 코파 아메리카를 앞두고 치르는 마지막 친선전인만큼 22일 일본 원정 평가전에서 활용하지 못한 선수들을 실험하겠다는 복안이었다. 일본전 대비 선발명단이 8명 바뀌었다. 팔카오와 하메스가 동시에 선발에서 제외된 건 2017년 11월 중국과의 친선전 이후 1년 4개월, 13경기만일 정도로 드문 일이다.
전반에 새로운 얼굴을 테스트하고 후반에 두 선수를 넣어 다른 조합을 실험할 생각이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초반부터 계획이 어그러졌다. 전반 16분 예기치 않은 타이밍에 손흥민에게 선제골을 내준 것이다. 콜롬비아가 자랑하는 프리미어리그 센터백 조합 다빈손 산체스(토트넘)와 예리 미나(에버턴)가 꼼짝없이 당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하메스를 투입한 콜롬비아는 후반 3분 루이스 디아스(아틀레티코 후니오르)가 개인 능력으로 동점골을 넣으며 분위기를 바꾸었다. 하지만 10분 만에 이재성(홀슈타인킬)에 추가실점하며 다시 끌려가는 상황에 놓였다. 두 차례 슈팅이 모두 정면으로 향했으나, A매치 2번째 경기를 맞이한 골키퍼 이반 아르볼레다(반필드)는 어느 것도 막지 못했다.
케이로스 감독은 실점 후 팔카오까지 투입했다. 후반 14분이 돼서야 하메스-팔카오 라인이 가동된 것이다. 하메스는 2선, 팔카오는 최전방을 분주히 누비며 한국의 빈틈을 노렸지만, 공격의 날카로움은 오히려 비주전 선수들이 투입된 전반만 못 했다. 하메스의 중거리 슈팅은 조현우(대구FC)에게 막혔다. 조급해진 콜롬비아는 거친 파울로 한국을 괴롭혔다. 그 과정에서 비신사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제이슨 무리요가 공과 관계없이 황의조의 얼굴을 가격했다. 팔카오는 부상한 한국 선수가 라인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며 아이스박스를 던져 경고를 받았다. 콜롬비아는 권경원을 투입하며 수비를 단단하게 한 한국의 골문을 끝내 열지 못했다. FIFA랭킹 12위인 콜롬비아는 2017년 11월 평가전에 이어 2경기 연속 1대2 스코어로 한국에 패했다. 지난 2월 콜롬비아 대표팀 부임 전까지 8년여간 이란 대표팀 감독을 지낸 케이로스 감독이 한국에 패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상암=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