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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히어로]잠실 15연승+다승 선두, 린드블럼이 보여준 에이스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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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영업 비밀입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NC와의 주중 홈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불펜 핵 이형범의 대기 여부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 했다.

전날까지 이미 3연투를 한 터라 등판은 무리였다. 최근 이형범 뿐 아니라 불펜이 전체적으로 많이 던진 상황. 이날 선발인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의 긴 이닝 소화가 절실했다.

정작 김 감독의 표정은 편안해 보였다. 에이스에 대한 믿음이 확고했다. 김 감독은 "린드블럼은 기본은 하니까"라며 변함 없는 신뢰를 표했다. 그 믿음 그대로였다.

린드블럼은 역시 에이스 다웠다. 6이닝 5안타 무4사구 2실점으로 역투하며 14대2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11승(1패)째. 이날 KIA전 등판 순서였던 SK 산체스(10승)가 휴식 차원에서 로테이션을 거르면서 린드블럼은 다승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5회까지 린드블럼은 단 1안타 무실점의 완벽투를 선보였다. 두산 타선은 0-0이던 3회말 장단 7안타와 볼넷 4개를 묶어 대거 10득점 하며 에이스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순항하던 린드블럼은 6회초 선두 이인혁에게 무심히 초구 패스트볼을 넣었다가 오른쪽 폴대를 맞는 솔로홈런으로 첫 실점을 했다. 이후 3안타로 1실점을 더하며 6회에만 2실점한 뒤 7회부터 배영수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비록 평균자책점에서 손해를 봤지만 승패와는 무관한 실점이었다. 거꾸로 보면 상황에 따른 강약 조절이었다.

린드블럼은 갈수록 '에이스 등판 경기는 반드시 이긴다'는 믿음을 벤치와 동료에게 심어가고 있다. 반환점을 훌쩍 돈 시점. 린드블럼의 강력한 존재감과 함께 두산이 선두 탈환의 꿈을 본격화하고 있다.

린드블럼은 경기 후 "오늘 컨디션이 좋았다. 타자들이 초반 점수를 많이 뽑아줘서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 빠른 카운트에서 최대한 맞혀 잡으려 했다"고 호투 이유를 밝혔다. 잠실구장 15연승으로 특정구장 최다연승 신기록을 세운 린드블럼은 "잠실이 좋고 편안함을 느끼게 해준다. 야수들이 도와줘서 이런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며 동료에게 공을 돌렸다. 종전 특정구장 최다연승 기록은 주형광 코치가 현역 시절 사직구장에서 달성한 14연승이다.

김태형 감독도 경기 후 "린드블럼이 1선발 답게 노련하게 경기를 이끌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확실한 에이스가 있어 행복한 구단, 두산 베어스다.

잠실=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