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미안해, 괜찮아?"
'안양의 에이스' 알렉스(31·브라질). 그는 지난 일주일 내내 가슴앓이를 했다. 지난 23일이었다. 알렉스는 전남 드래곤즈와의 2019년 하나원큐 K리그2(2부 리그) 16라운드 홈경기를 앞두고 슈팅 훈련에 집중했다. 문제는 바로 그 순간 발생했다. 알렉스의 강슛이 관중석으로 향한 것. 그 공은 관중석에 앉아 있던 한 소녀의 얼굴을 강타했다. 소녀의 얼굴에서는 코피가 흘렀고, 곧장 의무실로 향했다.
당황한 알렉스. 하지만 관중석으로 달려갈 수는 없었다. 경기 시각이 임박했기 때문. 알렉스는 경기 뒤 구단 직원들에게 소녀의 상태를 물었다. 다행히도 코피 외에 별다른 부상은 없었다. 하지만 알렉스는 소녀에게 직접 사과하고 싶다며 "꼭 소녀를 찾아주세요"라고 부탁했다.
구단은 백방으로 수소문했다. 다행히도 의료진이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부모님 연락처를 받아 놓은 것이 있었다. 구단은 알렉스가 애타게 찾은 소녀에게 연락해 30일 수원FC와의 경기에 초대했다. 알렉스의 공에 맞아 통증을 호소했던 그 소녀는 일주일 뒤 건강한 모습으로 경기장을 다시 찾았다.
알렉스는 반갑고도 미안한 마음에 소녀에게 달려가 "미안해, 괜찮아?"라고 물었다. 일주일 내내 한국어로 준비한 진심을 담은 사과였다. 초등학교 5학년이라는 (김)주희 양은 "괜찮아요"라며 어깨를 으쓱했다.
생각보다 시크한 주희 양의 반응. 알렉스는 '아직 화가 안 풀린 것은 아닌지' 걱정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주희 양은 이날이 생애 두 번째 축구장 직관이었다. 즉, 전남전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축구장 나들이를 한 날이었던 것이다. 알렉스를 보고도 크게 동요하지 않았던 이유다. 오히려 옆에 있던 동생 주선(8)이가 더욱 신난 모양새였다.
알렉스는 주희 양의 상태를 확인하고, 미안한 마음을 담아 사인 유니폼을 선물했다. 주희 양 역시 쿨하게 사과를 받았다. 오히려 "알렉스 삼촌(?)이 한국어로 미안하다고, 괜찮냐고 물었어요"라며 고마워했다.
마음 고생을 털어낸 알렉스. 그는 수원FC전에서 후반 9분 페널티킥 결승골을 성공하며 팀의 2대0 승리에 앞장섰다.
안양=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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