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서의 브라질 축구대표팀은 강했다.
1919년 대회를 시작으로 자국에서 열린 지난 네 차례 '남미 월드컵' 코파 아메리카에서 모두 우승한 브라질은 1989년 이후 30년만에 열린 자국 대회에서 또 한 번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한국시각 8일 새벽 5시 브라질 에스타지우 두 마라카낭에서 열린 '코파 아메리카 브라질 2019' 결승에서 페루를 3대1로 꺾고 통산 9번째 우승에 성공했다.
조별리그에서 8득점 무실점을 기록하는 압도적인 퍼포먼스로 토너먼트에 진출해 8강과 준결승에서 각각 파라과이와 아르헨티나를 꺾은 브라질은 이날 전반 15분만에 에베르통(그레미우)의 선제골로 기분좋게 앞서갔다. 에베르통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부상으로 낙마한 에이스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의 자리를 대신한 선수로, 결승전 포함 총 3골을 터뜨리며 득점상을 차지,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렸다.
전반 44분 파울로 게레로(플라멩구)에게 페널티로 동점골을 내줬으나, 전반 추가시간 가브리엘 제주스(맨시티)가 두 번째 골을 낚았다. 브라질 대표팀에서 네이마르가 없을 때 가장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온 등번호 9번 제주스는 후반 25분 경고누적 퇴장을 당하며 좋은 흐름에 찬물을 끼얹었다. 판정에 대한 불만으로 분노의 발길질을 했고, 미안함 때문인지 터널 계단에서 어린아이처럼 울었다.
수적 열세에 놓인 브라질은 남은 20분 동안 페루의 공세를 막아낸 뒤 후반 45분 교체투입된 히샬리송(에버턴)의 페널티 쐐기골로 승부를 갈랐다. 대회 최우수선수상을 차지한 다니 알베스(전 파리 생제르맹), 최우수골키퍼상을 탄 알리송(리버풀)을 비롯한 브라질 선수단과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본 네이마르, 그리고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 모두 2007년 이후 12년만에 거둔 우승을 즐겼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8강 탈락 직후 커다란 비난에 직면했던 브라질 치치 감독은 "오늘부로 셀레상(브라질 애칭)의 감독이 됐다"며 "이 기분을 형언할 길이 없다"고 기뻐했다. 미드필더 카세미루(레알 마드리드)는 "브라질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우승하는 건 모든 아이의 꿈"이라며 "영원히 특별한 기억으로 내 머릿속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주장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는 미숙한 대회 운영과 안일한 판정을 했다고 주장하며 남미축구연맹(CONMEBOL)을 겨냥해 "브라질을 위한 대회"라고 비꼬는 투로 말했지만, 2019년 코파 아메리카는 그의 말마따나 "브라질을 위한 대회"로 끝났다. 치치 감독은 "메시의 마음을 이해하지만, 그는 조금 더 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05년 아르헨티나 대표팀에 데뷔한 메시는 지금까지 총 9차례 메이저 대회(월드컵과 코파 아메리카)에 나서 무관에 그쳤고, 아르헨티나 대표팀도 1993년 이후 26년째 코파 아메리카 우승이 없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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