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주환 노재형 기자]우리나라의 양대 프로스포츠인 KBO리그와 K리그, 올해 관중 흥행을 놓고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가장 많은 관중을 유치했던 프로야구는 작년 대비 7% 줄었고, 반면 프로축구는 50% 이상 증가했다.
올해 한국 프로축구 현장으로 향하는 팬들의 발걸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2019년 하나원큐 K리그1(1부)는 시즌 초반 대구FC의 새 전용구장 오픈 등의 호재를 잘 살려 관중몰이에 나섰다. FC서울의 경기력이 올라오면서 지난해 외면했던 서울팬들도 '상암벌'을 다시 찾기 시작했다. 그런 축구팬들의 발길이 5개월째 이어졌고, 마침내 이번 시즌 K리그1(1부) 누적 관중 100만명(유료관중만)을 돌파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집계에 따르면 14일 K리그1 21라운드까지 개막 이후 125경기만에 누적 관중 102만2032명이 축구장을 찾았다. 2018시즌과 비교하면 100만 관중 돌파 시점은 61경기, 2개월 16일 빨랐다.
K리그 현장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건 분명하다. 전문가들은 몇 가지 이유를 꼽는다. 첫째는 러시아월드컵 독일전 승리(2대0),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우승 그리고 지난 6월 FIFA 폴란드 U-20 월드컵 준우승 등의 선전이 이어지면서 국민들, 특히 여성들의 축구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둘째는 K리그 선수들과 구단들의 인식 전환이다. 선수들이 실질 경기 시간 '5분 더' 캠페인을 잘 따르고 있고, 또 빠른 템포의 경기로 팬들의 눈높이에 걸맞은 경기력을 보여주려고 노력한다는 점이다. 구단들도 성적에 매몰됐던 마인드를 비즈니스 강화 쪽으로 돌리고 있다. 셋째는 시간대, 요일 분산으로 1주일 내내 축구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도록 한 부분도 일정 부분 작용했다.
14일까지 K리그 1부 경기당 평균관중은 8176명으로 지난해 같은 동기(5348명) 대비 52.9% 증가했다. 이 같은 추세가 떨어지지 않고 5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K리그의 좋은 관중 흐름은 떨어질 변수가 거의 없다. 오히려 전북 울산 서울의 선두권 경쟁이 막판까지 치열하게 전개될 경우 후반기의 관중 추이는 더 올라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팀별로는 FC서울이 누적 관중(17만1934명), 평균 관중(1만7193명) 모두 가장 많았다. 최용수 감독이 지난해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추락했던 서울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으면서 지난해 동기 평균 관중(1만1823명) 보다 5000명 이상 더 끌어모았다.
서울 다음으로는 전북(누적 15만8896명, 평균 1만4445명) 대구(누적 11만5010명, 평균 1만455명) 수원삼성(누적 10만4029명, 평균 1만403명) 울산(누적 9만4896명, 평균 1만544명)이 관중 유치에 앞장서고 있다. 대구 홈 DGB대구은행파크는 올해 정규리그 5경기(아시아챔피언스리그 1번 매진)가 매진됐다. K리그 1부 12팀 중 유일하게 제주만 지난 동기(3314명) 대비 올해 평균 관중(3265명)이 줄었다. 나머지 11팀은 전부 평균 관중이 증가했다.
10팀이 참가중인 K리그 2부도 19라운드까지 평균 관중이 2640명으로 작년 동기(1585명) 보다 무려 1000명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팀별 평균 관중은 부산(3846명) 안양(3269명) 광주(3178명) 서울 이랜드(3057명) 순이다.
반면 올해 프로야구 KBO리그는 관중 동원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16년부터 3년 연속 이어오던 관중 800만명 흥행세가 끊어질 위기다. 14일 현재 KBO리그 시즌 누적 관중은 501만203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42만5193명에서 7.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500만명은 시즌 426경기만에 달성했는데, 올해는 이보다 37경기가 늦어졌다. 경기당 평균 관중은 1만825명으로 1만명대도 위협받는 수준이다. 평균 관중은 2008년 이후 지난해까지 11년 연속 1만명을 넘어섰다.
구단별 관중 감소 현황을 보면 흥행을 주도해 온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 한화 이글스가 전년 대비 각각 14%, 12%, 20%, 13%의 감소세를 보였다. 원정 관중 동원력 1~3위로 평가받는 롯데, KIA, 한화가 올시즌 부진한 것이 전체 관중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LG가 전반기 내내 지난해 이상의 성적을 내며 상위권을 유지했음에도 관중이 줄어든 이유도 이들 3팀과의 경기에서 팬들을 기대만큼 끌어들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LG가 롯데와 잠실서 치른 6경기 평균 관중은 1만6609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9651명보다 15.5%나 줄었다.
롯데의 경우 지난해에는 6월 이후에도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며 한여름 레이스를 펼쳤지만, 올해는 지난 5월 22일 최하위로 추락한 뒤 오히려 분위기가 악화됐다. 2017년 우승을 차지한 KIA 역시 지난해에는 시즌 막판까지 팬들의 관심 속에 5위 싸움을 벌인 끝에 포스트시즌에 올랐으나, 올해는 사령탑이 바뀌는 등 시즌 초부터 하위권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3위를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던 한화도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지난달 18일 이후 9위에서 요지부동이다. 노주환 노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