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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레일리, 내년에도 롯데서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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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과연 브룩스 레일리(31·롯데 자이언츠)는 새 시즌에도 '거인군단 에이스'로 군림하게 될까.

26일 사직 KIA 타이거즈전을 끝으로 올 시즌을 마무리한 레일리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5년 롯데 유니폼을 입은 이래 5시즌 간 활약한 장수 외국인 투수지만, 올 시즌 30경기서 단 5승(14패)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을 남기면서 미래가 불투명해졌다.

레일리는 올 시즌 총 181이닝을 던졌다. 롯데에 머무는 5시즌 모두 170이닝 투구(총 910⅔이닝)를 펼쳤다. 피홈런(10개)은 KBO리그 진출 이래 가장 낮았다. 평균자책점(3.88)은 2017시즌(3.80)이후 두 번째로 낮았다. 자책점(78점)과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QS) 19회 역시 KBO리그 진출 후 최고 기록이다. 이럼에도 단 5승에 그친 부분은 결과적으로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한 부분이 컸다. 레일리의 득점 지원은 2.73으로 리그 평균치(3.22)에 미치지 못한다. 6~7이닝을 소화하며 상대 타선을 막아도 타선 침체 내지 불펜 방화로 고개를 숙이기 일쑤였다. '불운의 사나이'라는 별명이 괜히 생긴게 아니다.

하지만 레일리의 공이 예전만 못했다는 평도 있다. 레일리의 올 시즌 이닝당 출루허용률은 1.41로 5시즌 중 가장 높았다. 볼넷 역시 65개로 KBO리그 진출 후 최대치다. 삼진 대비 볼넷(2.15)은 5시즌 중 가장 낮았다. 피장타율은 5시즌 중 처음으로 3할대(3할6푼8리)로 낮아졌으나, 피안타율(2할6푼9리), 피출루율(3할3푼7리)는 지난해에 비해 상승했다. 레일리가 공인구 반발력 감소 효과을 어느 정도 보기는 했으나, 효율적인 투구는 펼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 레일리와 호흡을 맞춘 나종덕-안중열의 수비 불안, 후반기 막판 기용된 정보근 등과의 호흡을 고려할 필요는 있지만, 레일리 스스로의 투구 내용도 썩 좋지 못했음을 시사하고 있다.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WAR)는 3.85로 리그 투수 부문 공동 8위지만, 레일리 외의 나머지 롯데 선발 투수들이 대부분 부진했던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레일리의 올 시즌 총액은 117만달러(약 14억원)다. 성공 여부가 불투명한 새 외국인의 선수 몸값 제한(입단 첫해 총액 최대 100만달러)과 큰 차이는 없다. 그러나 새 시즌 롯데 잔류에 성공하면 기존 117만달러 동결은 어렵다. 레일리를 대체할 선수를 데려오기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레일리에게 웃돈을 얹어주고 6번째 시즌을 동행하는 판단 역시 쉽지 않다.

지난해에도 롯데는 레일리의 잔류 여부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다 결국 재계약을 선택했다. 마땅한 대체 선수가 없다는 현실 인식이 작용했다. 다만 프런터 변화를 계기로 기존의 흐름이 바뀔 가능성은 높아진 상황이다. 롯데가 이번 스토브리그부터 활용하게 될 세이버메트릭스와 시즌 활약상에 대한 프런트-현장의 판단에서 레일리의 가치가 어느 정도로 책정될 지가 관건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