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부터 시작하는 야구 국제대회 '프리미어12'. 한국 대표팀은 예선 C조에서 호주, 캐나다, 쿠바와 대결하고 그 중 상위 두 팀에 들어야 일본에서 열리는 슈퍼라운드에 진출할 수 있다.
필자는 지난주 도쿄에서 호주, 오키나와에서 캐나다의 평가전, 또 서울에서 한국 대표팀과 푸에르토리코의 평가전을 취재했다. 그 중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점은 캐나다의 공격진이었다. 캐나다가 일본과의 평가전 2경기에서 낸 점수는 첫 경기 2회초에 기록한 6점 뿐이었다. 하지만 그 때 타자들의 대응이 특이했다.
1회초 공격을 삼자범퇴로 끝낸 캐나다는 2회초 4번타자 좌타자의 마이클 샌더스가 타석에 들어갔다. 그 때 샌더스는 일본 선발 투수 야마구치 순을 상대로 볼카운트 1B1S 3구째 스트라이크 존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포크볼을 잘 지켜봤다. 야마구치는 올시즌 센트럴리그 평균자책점 3위(2.91), 리그 1위인 탈삼진 188개를 잡고 있는 투수다. 샌더스가 그런 야마구치의 주무기인 포크볼을 스윙하지 않고 참았기 때문에 그의 선구안이 궁금했던 장면이다.
샌더스는 결국 볼넷으로 출루하고 그 후 캐나다 타선은 연속 안타로 선취점을 기록했다. 흔들리기 시작한 야마구치는 연속 볼넷으로 밀어내기를 허용하는 등 해당 이닝에서 4안타 4볼넷으로 6실점 했다.
한국 대표팀 전력분석을 맡고 있는 봉중근 해설위원은 해당 경기를 지켜본 후 캐나다 타선을 이렇게 평가했다. "캐나다 타자들은 선구안이 좋았다. 미국 스타일이라면 과감하게 스윙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지 않다. 유인구도 잘 봤다."
캐나다 타자들의 선구안이 좋다고 느낀 사람은 봉중근 위원 뿐이 아니었다. 일본 대표팀 이나바 아쓰노리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야마구치의 제구력에 대한 질문에 대해 이런 답을 냈다. "야마구치의 제구력 문제가 아니라 일본 타자들이라면 스윙할 유인구를 캐나다의 타자들이 잘 참았다."
봉중근 위원과 이나바 감독이 인정한 캐나다 타자들의 선구안. 그 부분에 대해 캐나다 대표팀 어니 휘트 감독에게 물어봤다. 그는 "타자들이 유인구에 배트를 휘두르면 내 흰머리가 더 늘어난다"고 농담을 하면서 "우리 타자들은 칠 수 있는 공을 잘 맞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보통 미국이나 중남미 타자들은 빠른 직구에 강한 반면 변화구에 약하다는 인식이 있다. 하지만 메이저리거가 아닌 마이너리그 수준급의 캐나다나 한국과 대결한 푸에르토리코 선수들을 보면 그렇지 않았다. 빠른 직구보다 오히려 미묘한 코스에 들어가는 변화구에 쉽게 대처하는듯 했다.
국제대회에서는 심판의 스트라이크 존과 결정구가 되는 변화구의 코스가 안 맞을 때도 있다. 그런 경우에도 주무기인 변화구에 고집하는 것 보다 상황을 보고 자신 있게 직구를 던지는 것도 이번 캐나다 같은 팀을 상대할때 유효할 수 있다. 각 대표팀의 평가전을 보고 느낀 부분이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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