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허무한 마지막이 계약에도 영향을 미친 것일까. 장정석 감독이 아쉽게 사령탑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키움 히어로즈는 4일 장 감독과의 재계약 대신 손 혁 신임 감독과의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손 혁 신임 감독은 코치 시절부터 몇 차례 차기 감독 후보로 하마평에 올랐던 인물이다. 최근까지 SK 와이번스에서 1군 투수코치를 맡았기 때문에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한번은 감독을 하게 될 거라는 현장의 평가가 있었다. 특히 과거 넥센 시절 히어로즈에서 투수코치를 했고, 현재 주축 투수들과의 인연이 있기 때문에 감독이 된다는 것이 마냥 어색하지는 않다.
하지만 장정석 감독과의 재계약이 불발된 것은 놀랍다. 지난 주 구단과 한 차례 만남을 갖기도 했지만, 결국 구단이 재계약 불가를 통보하며 감독 자리에서 물러났다. 일각에서는 한국시리즈에서 4연패를 한 것이 결국 독으로 돌아왔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장정석 감독은 지난 3년 동안 일정 부분 성과를 냈다. 특히 올 시즌에는 정규 시즌 3위에 이어 포스트시즌에서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쳐 5년만에 팀을 한국시리즈까지 올려놓기도 했다. 그러나 시즌 중반부터 히어로즈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야구계 관계자들은 '우승을 하지 않으면 장정석 감독의 재계약이 힘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대로 해석하면, 우승 정도의 성과가 없다면 재계약을 할 명분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현재 복잡한 구단 상황도 작용했지만, 장정석 감독의 선수단 장악력에 대해 구단 일부에서 문제제기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트시즌에서 승승장구 하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을 때까지만 해도 재계약은 당연시 됐다. 팀의 성장세를 확실히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여론이 워낙 좋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구단은 재계약 불가를 통보했다. 장정석 감독에게는 '믿을 구석'이었던 한국시리즈에서 4패로 준우승에 그친 것이 독이 됐다는 시선이 존재한다. 만약 키움이 4전전패가 아닌 좀더 나은 결과로 시즌을 마쳤다면 재계약을 하지 않을 명분이 약했을 것이다.
그동안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고도 준우승을 하며 경질된 사례는 있다. 김성근 감독이 2002년 LG 트윈스 시절 한국시리즈에서 패한 뒤 물러났고, 선동열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2010년 한국시리즈에서 4패를 기록한 후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경질됐고, 김진욱 전 두산 베어스 감독도 2013년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에 3승1패로 앞서다가 3승4패로 준우승을 기록하며 이후 경질됐다. 당시 팀들과 지금 키움의 사정은 다르지만 우승과 준우승이라는 결과 차이는 극명하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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