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에 강제 동원된 한국인 희생자를 기억하는 방법으로 분리된 공간이 아닌 일상에서 추념할 수 있는 방법을 적용해 보자는 제안이 나왔다.
오일환 ARGO 인문사회연구소 박사는 8일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주최로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학술대회에서 "강제동원 희생자를 추모하는 공간과 시설, 표상과 상징을 사회와 집단 속으로 확장해 공유할 방법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천안 국립 망향의동산 봉안당에 강제동원 희생자의 위패를 모시고 있다. 또 2015년 부산에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을 열고 강제동원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다.
이처럼 별도 추모 공간을 마련하고 종교적 의미의 위패 제사를 지내지만, 해외에서는 일상에서 기억을 공유하는 방식이 많다.
오 박사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유대인 학살 사건 희생자를 추모하는 방식인 '슈톨페슈타인'(Stolperstein·걸림돌)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걸림돌은 희생자의 이름 등이 담긴 10㎝×10㎝ 크기의 작은 동판 표지석으로, 홀로코스트 희생자들이 강제 이송되기 전 마지막으로 살았던 집이나 일했던 장소 앞의 인도 보도블록에 박혀 있다.
걸림돌 작업은 독일 예술가 군터 뎀니히가 길을 오가는 사람들이 희생자를 기억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1995년 독일 쾰른에서 처음 시작했으며, 시민들의 자발적 동참으로 2017년 말까지 유럽 전역에 약 6만3천여 개가 설치됐다.
오 박사는 "걸림돌 작업은 구체적이며 가까운 일상 속에서 나치의 과거에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혁신적"이라며 "국내에서도 2015년부터 사단법인 평화디딤돌이 강제동원 희생자를 기억하는 작업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aecor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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