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내일은 (양)의지 형이 할겁니다."
각 구단을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들이 모인 야구 대표팀. '원팀 스피릿'으로 똘똘 뭉쳐 있지만 백화제방의 자유로운 개성 표출도 있다. 세리머니다. 개성 시대, 각 팀 마다 고유의 DNA가 있다. 두산 베어스의 셀카 세리머니 처럼 히트한 작품도 있고, 소리 소문 없이 조용히 사라진 것도 있다.
대표팀 선수들은 이 세리머니 만큼은 각 팀의 개성을 존중하기로 했다. 중요한 순간, 안타를 친 선수들은 동료를 향해 원 소속팀 세리머니를 마음껏 펼친다. 타 팀 동료들은 그 세리머니에 호응해 주는 것으로 동료애를 표출한다.
덕아웃에 만발하는 세리머니. 하지만 모든 일에는 명암이 있는 법. 세리머니를 할 기회가 없어 아쉬운 선수도 있다.
상징할 만한 세리머니가 없는 팀도 있고, 하위팀에서 온 탓에 나 홀로 대표팀인 경우도 있다. 세리머니도 있고, 팀 동료도 있는데 정작 짜릿한 안타가 미처 안 터져 미처 기회를 못 잡는 경우도 있다. 양의지 박민우 등이 소속된 NC다이노스가 그랬다. 타 팀 선수들 세리머니를 부러운 눈으로 바라만 봐야 했다.
양의지는 호주와의 예선 1차전 2회 무사 1루 첫 타석에 좌익선상 2루타성 타구를 날렸다. 하지만 호주 3루수 조지의 다이빙 캐치에 안타를 도둑 맞았다. 두고두고 아쉬운 타구였다. 타자에게 국제대회 첫 단추는 무척 중요하다. 그 타구가 빠졌더라면 양의지 발 NC의 박동 세리머니를 일찌감치 볼 수 있었다.
호주전 톱타자로 나온 박민우는 연습경기부터 침묵이 길었다. 급기야 7일 캐나다전에서는 좌완 로버츠 제스트리즈니가 등판하면서 선발 명단에서 빠졌다. 김경문 감독은 "제외가 아니다. 경기 후반에 나간다. 너무 잘 하려다보니 일시적인 것 뿐이다. 스트레스 받을 필요 없다"며 변함없는 믿음을 표시했다.
박민우는 사령탑의 기다림과 믿음에 멋지게 보답했다. 교체출전 해 2-1로 앞선 9회초 천금같은 우전 적시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박)건우 형이 제 앞에서 쳐줬으면 했어요. 속으로 '나한테 오지마라 오지마라' 했는데 건우 형이 아웃되길래 에라 모르겠다 하고 들어갔죠."
황홀한 적시타를 날린 뒤 정신 없이 1루에 도달한 박민우에게 드디어 한을 풀 기회가 왔다. 덕아웃을 향해 박동 세리머니를 날렸다. "가슴이 아프더라구요. 안 그래도 의지 형하고 NC 팬 분들이 보고 있는데 우리도 해야 하는거 아니냐고 이야기 했었거든요. 내일은 의지형이 할거에요.(웃음)"
박동 세리머니와 함께 박민우의 막혔던 혈이 뻥 뚫렸다. 잠시 궤도이탈 했던 톱타자의 복귀를 믿었던 김경문 감독의 입꼬리도 살짝 올라갔다. "기다리면 회복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민우가 좋은 타점을 올린 게 결국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될거고요. 팀도 더 강해질 거라고 믿습니다."
고척=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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