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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CJ 고위직 입건+출연자 소환"…'프듀X' 조작, 고생끝 골병난 연습생(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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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Mnet '프로듀스X101(이하 프듀X)' 조작 논란에 연습생 등만 터지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12일 '프듀X' 투표 조작 논란과 관련, 5일 구속된 제작진을 비롯해 기획사 관계자, CJ ENM 고위직 관계자 등 10여명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입건된 관계자가 몇 명인지, 고위 관계자의 직급이 어느 정도인지 등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공정사회를 실현하는 차원에서도 투표 조작 의혹에 대해 철저하게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위 관계자가 투표 조작에 개입했는지 등을 철저히 수사해 나갈 계획"이라는 게 경찰의 입장이다.

Mnet과 CJ ENM은 '프듀X' 조작 논란 발생 직후부터 사태를 관망해왔다. Mnet은 처음 "집계 과정에 오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순위에는 변동이 없다"는 궤변을 내놓았고, 시청자들이 진상규명위원회를 꾸려 Mnet과 프로그램 제작진을 검찰 고소하자 자신들도 경찰에 제작진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즉 Mnet과 CJ ENM은 이번 조작 논란에 아무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취한 셈이다.

그러나 경찰 조사에서 CJ 고위 관계자가 연루됐다는 게 밝혀지며 CJ도 더 이상 오리발을 내밀 수 없게 됐다.

경찰은 또 '프듀X' 출연자들을 소환, 참고인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경찰은 5일 구속된 안준영PD로부터 '프듀X'와 '프로듀스 48' 투표 결과를 조작한 것이 맞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또 제작진들로부터 '1위부터 20위까지의 연습생을 내정해놨다'는 취지의 진술도 받아냈다.

이에 따라 이미 엑스원으로 선발된 멤버들은 물론, 압수수색 대상 기획사 소속 연습생들과 탈락한 연습생들도 조사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경찰은 연습생들을 불러 촬영 과정에서 들은 이야기가 있는지, 소속사에서 순위 조작과 관련한 이야기를 들은 적 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물을 예정이다.

이와 같은 소식이 전해지며 화살은 또 다시 엑스원과 다른 연습생에게로 향하고 있다. 만약 경연곡을 미리 아는 등 정보가 사전 유출됐다면 그것을 알고 혜택을 본 연습생 또한 조작에 가담한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CJ와 연습생들의 차이를 생각해봐야 할 필요는 있다. CJ의 경우 절대 갑의 위치다. 프로그램을 만들고 지시를 내리는 입장이다. 고위 관계자까지 개입해 순위를 흔든 주체다. 가장 힘이 있는 어른의 파워 게임에 아이들이 피멍들고 국민 프로듀서가 배신감을 느꼈다면 죄를 묻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 연습생은 슈퍼 을의 입장이다. 만약 소속사에서 경연곡을 미리 알려주고 연습을 지시했다 하더라도 그에 불응할 수 없는 입장이다. 가장 약자의 위치에 있는 이들이 반기를 들었다가 돌아오는 건 '계약 해지' 혹은 '위약금' 등의 조치 뿐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꿈을 포기하면서까지 정의구현을 한다는 건 이론 상으로나 통할 얘기지 현실에서는 지극히 판타지에 가깝다. 어른들도 하기 어려운 일을 10대 후반~20대 초반 꿈나무들에게 강요한다는 것도 일종의 폭력이다.

어쨌든 경찰은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와중에 Mnet과 CJ는 어떻게든 책임을 회피하려 입을 닫고 있다. '책임 지겠다'고 발표한 사과문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무엇을 책임지고 사과하는지를 밝히지 않은 것이 그 방증이다. 그런 사이 꿈을 위해 달려온 연습생들은 고생 끝 골병을 얻고 있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