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죄송합니다. 제가 한국말 하는 거에 조금 서툴러서요"
지난달 30일 인천국제공항. 두산 베어스 선수단이 스프링캠프 장소인 호주로 출국했다. 선수단 사이에서 '신인 외야수' 안권수(27)를 만났다. 인터뷰를 요청하자 안권수는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말하는 게 서툴다"고 양해를 구했다.
두산에 입단한 안권수는 재일교포 3세다. 일본 와세다실업고교-와세다대 사회학부에서 야구를 했다. 고교 재학 시절 고시엔(일본 고교야구 선수권 대회)에서 타석에 들어서기 전 팔굽혀펴기를 하는 모습으로 주목받기도 했던 그는 프로 무대와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일찍부터 스피드를 앞세운 주루와 수비 기본기, 컨택 위주의 타격으로 주목은 받았지만 일본프로야구(NPB) 무대 입성에 실패했다. 이후 일본 독립리그에서 뛰면서 기회를 봤다.
지난해 KBO리그 10개 구단이 주최한 해외파 트라이아웃에서도 날렵한 신체 조건과 눈에 띄는 체력으로 취재진의 시선을 모았으나, 아쉽게 주루 도중 허리 통증이 발생하며 테스트를 마치지 못했다. 당시 안권수는 아버지와 함께 트라이아웃에 참가했고, 한국어가 서툰 아들을 대신해 아버지가 통역을 하기도 했었다. 그렇게 KBO리그 입성도 멀어지는듯 보였을 때 두산이 관심을 보였다. 지난해 열린 신인 2차드래프트에서 두산은 가장 마지막 순번인 10라운드에 안권수의 이름을 불렀다. 전체 99순위. 전체 100순위로 지명된 SK 와이번스 박시후와 더불어 프로행 막차를 탄 선수가 됐다.
하지만 올해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린 신인은 단 2명. 2라 1라운드에서 지명받은 포수 장규빈과 10라운드 안권수 뿐이다. 김태형 감독은 "안권수는 나이도 있고 신인이라기 보다는 승부를 볼 나이다. 파이팅도 좋고, 좋은 자질을 많이 가지고 있다. 대수비나 대주자, 백업으로 좋은 평가가 있어서 직접 보려고 한다"고 발탁 이유를 설명했다.
해외파 트라이아웃에서 한국어를 전혀 하지 못했던 안권수는 그사이 실력이 꽤 늘었다. 아직 유창하게 말하기는 서툴지만, 듣고 이해하는 것은 훨씬 빨라졌다. 안권수는 "두산에서 나를 뽑아준 것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홈런이나 장타는 없지만, 스피드가 빠르고 수비도 좋다는 평가를 받는 선수다. 열심히 해서 경쟁에서 살아남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태형 감독의 말대로 안권수는 당장 뭔가를 보여줘야 하는 신인이다. 빠르게 프로 무대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더 어린 선수들이 그 기회를 가져갈 수 있다. '즉시전력감 백업 요원'으로 밭탁된 그의 활약이 궁금해진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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