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일본 오키나와에서 도약을 준비중인 삼성 라이온즈.
2020시즌, 가장 큰 변화는 바로 '끝판왕' 오승환(38)의 복귀다. 돌부처란 별명 답게 그는 복귀 후 묵묵히 준비를 해왔다. 지난해 말 삼성과 입단계약을 하자마자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에 몰두했다. 재활과 근력, 밸런스 강화에 주력했다. 목표는 하나다. 왕조의 복귀다.
개인 목표는 없다. 오승환은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몇 세이브를 할지, 앞으로 몇 년을 더 뛸 지, 그런 욕심은 없다"고 단언한다. 오직 그는 현재를 산다. 강도 높게 지금 이 순간 집중해 훈련하고, 땀을 닦는다. 오늘의 오승환을 만든 건 90%가 그 현재적 노력이었다.
하지만 스스로 의식하든 하지 않든 숫자와 무관할 수는 없다. 오승환은 한국 프로야구의 살아 있는 역사다. 통산 세이브 1위(277세이브). 일본과 미국을 거친 해외활동 기간 동안 시계는 멈춰 있었다. 2014년부터 2019년까지 무려 6년의 공백. 돌아왔지만 통산 세이브 맨 윗 칸에는 여전히 오승환이란 이름 석자가 새겨져 있다.
그 사이 격차는 줄었다. 통산 세이브 2위는 동기생 손승락이었다. 오승환이 없는 사이 271세이브로 격차를 6개까지 줄였다. 하지만 더 이상 선의의 경쟁은 불가능해 졌다. 지난 7일 손승락이 전격 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오승환과 손승락. 엇갈린 인연의 친구다. 오승환은 경기고를 졸업하고 단국대로 진학했다. 손승락은 대구고를 졸업하고 영남대로 진학했다. 절치부심 두 선수는 대학 야구 대표팀 주축 투수로 활약했다. 지난 2004년 대만에서 열린 제2회 세계대학야구 선수권 대회에 함께 출전해 장원삼 이현승 등과 함께 한국 팀 마운드를 굳게 지켰다.
프로 무대에서 둘의 진로는 엇갈렸다. 대구 토박이 손승락은 현대 유니폼을 입었고, 서울 토박이 오승환은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오승환은 역대 최강 전문 클로저로 삼성 왕조를 이끌며 한미일 야구를 모두 경험하고 돌아왔다. 현대에 입단한 손승락은 넥센 시절인 2010년 부터 본격적인 마무리 투수로 꾸준하게 활약했다.
2020 시즌은 동기생 두 투수이 운명을 극단적으로 갈라놓았다. 오승환은 7년 만에 국내 무대에 복귀, 친정팀 삼성의 부활 희망으로 자리매김 했다. 반면, 손승락은 FA 자격을 얻었지만 끝내 둥지를 찾지 못하며 아쉽게 은퇴를 선언했다.
손승락의 은퇴로 오승환은 통산 세이브 1위를 더욱 공고히 할 전망. 현역 투수 중에 당장 마무리 오승환 기록을 넘어설 수 있는 선수는 없다. 현역 최다 세이브 2위 기록은 한화 정우람(35)의 165세이브다. 나이로 볼 때 추월은 거의 불가능 하다.
떠오르는 젊은 마무리 투수들의 기록도 까마득 하다. 키움 조상우(26)가 34세이브, LG 고우석(22)이 35세이브를 기록중이다. 10년 가까이 꾸준히 활약해야 추월을 꿈꿀 수 있다.
불멸의 기록을 향해 다시 출발선상에 선 오승환. 올시즌 기록할 세이브 하나 하나가 바로 한국 프로야구의 역사가 된다. 삼성을 넘어 한국야구가 '끝판왕'의 재림을 주목하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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