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레이드(호주)=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롯데 자이언츠 캠프에 개혁의 바람이 분다. 개혁의 정도를 따지자면 '급진적 개혁'이다.
롯데 허문회 감독은 매일 팀 훈련이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 10분간 선수단 전체 미팅을 소집한다. 일정표에 적혀있는 일과다. 선수들이 모여서 허문회 감독이 가지고 있는 생각과 야구 철학을 공유하는 시간을 갖는다. 신임 감독으로 부임한 후 처음으로 치르는 스프링캠프인만큼 이런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 있었다.
허문회 감독을 선수 시절, 코치 시절부터 잘 알고있는 동료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야구 철학이 뚜렷하고, 그 생각 내에서 확신을 가지고있는 타고난 지도자"라고 평가한다. 고집이나 아집과는 다르다. 허 감독은 "대단한 이야기를 하지는 않는다. 지난해 성적이 안좋다보니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자신감이 떨어져있었다. 플레이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봤다. 자신감을 키우고,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끔 해주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했다.
롯데는 굉장히 빠르게, 많은 것이 바뀌고 있다. 지난해 꼴찌를 했고, 시즌 내내 여러 일들이 있었다. 팬들은 선수들의 경기력에 실망감을 보였고, 이런 분위기가 시즌 끝까지 유지됐다.
그리고 이번 시즌을 맞이하면서 큰 변화들이 있었다. 구단 수뇌부가 모두 교체됐고, 허문회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구성이 완전히 바뀌었다. 스포츠사이언스팀을 신설했고, 데이터 분석 전문가들을 영입했다.
스프링캠프 훈련 방식도 180도 바뀌었다. 훈련 시간을 오히려 더 줄이고, 자율적으로 '생각하는 훈련'을 하게끔 스케줄을 짰다. 공식적인 훈련 시작 시간도 10시30분으로 매우 늦은 편이다. 또 캠프에서 선수들에게 데이터 활용을 설명해주는 강의 시간을 갖기도 하고, KBO리그 구단 중에는 최초로 '비전 트레이닝'도 실시했다. 선수들의 시각적 능력을 측정한 후 동체 시력, 입체감, 대비감 등 다양한 데이터들을 활용해 타격 능력을 극대화 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롯데는 시즌 중에도 선수들의 시각 분석 데이터를 활용해 꾸준히 체크하고, 약한 부분은 보완점을 찾게끔 도울 예정이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투타 모두 포함해 전반적인 데이터 활용도는 어느 구단과 비교해도 으뜸인 수준이다.
급격한 변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어느샌가 선수들도 조금씩 변화를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꼴찌를 했던 팀이기 때문에 가능한 결단이다. 모든 것을 바꿔야 산다. 그리고 새로운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롯데의 2020시즌이 기대되는 이유다.
애들레이드(호주)=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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