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2020 한화가 지난해와 가장 달라진 점은 외야의 깊이다. 무주공산이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한가닥 하는 베테랑들의 전쟁터다. '20세' 유장혁의 젊음이 빛나는 이유다.
지난해 이용규의 이탈은 공격보다 수비에서 더 치명적이었다. 외국인 선수 제라드 호잉마저 지난해 9월 발목 피로골절로 시즌아웃된 뒤 한화 외야는 그야말로 허허벌판이었다.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이용규와 호잉의 복귀로 이미 두 자리를 채웠다. 올해로 3시즌 째를 맞이하는 호잉은 지난 두 시즌 동안 팀내 홈런 1위를 다툰 장타자다. 이용규 역시 올시즌 한화의 1번타자 겸 중견수로 활약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롯데와 두산 출신 KBO리그 14년차 김문호, 11년차 정진호가 보강됐다. 타율 3할을 기대할 만큼 정교함과 경험을 두루 갖춘 선수들이다. 지난해 풀타임 기회를 받으며 가능성을 인정받은 장진혁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장진혁을 제외하면 모두 서른을 넘긴 KBO리그 베테랑들이다. 안정된 경기력을 지녔지만, 발전의 여지가 크지 않다. 하주석과 정은원의 선발 출전이 유력한 내야와는 대조적이다. 장진혁은 아직 군복무를 마치지 못한 점이 약점이다.
유장혁은 노시환, 변우혁과 더불어 한화의 '즈믄둥이(2000년생) 트로이카'로 불린다. '젊음'이란 확실한 장점이 있다. 특히 외야 정은원, 올시즌 한화 스프링캠프에 참여한 9명의 외야수중 막내다. 유장혁에 대한 한용덕 감독의 기대감이 엿보인다.
2019년은 유장혁의 프로 첫 시즌이자 외야 전향 첫 해였다. 유장혁은 광주제일고 시절 3루수로 활약하며 모교를 황금사자기 우승으로 이끌고, 청소년대표에도 선발되는 등 주목받는 유망주였다. 한화 입단 이후 자신의 빠른 발과 좋은 어깨를 살릴 수 있는 외야수로 변신했다.
유장혁은 '2000년생 트로이카' 이야기를 꺼내자 "그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다. (노)시환이는 룸메이트였고, (변)우혁이와도 고교 시절부터 친한 사이다. 저희가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할 텐데"라며 밝게 웃었다.
하지만 데뷔 첫해 성적이 언급되자 고개를 푹 숙였다. 유장혁은 지난해 55타수 9안타(타율 .164) 1홈런 4타점 3도루에 그쳤다. NC 구창모로부터 데뷔 첫 홈런을 때린 게 위안이다. 유장혁은 "부족한게 너무 많았다. 보여드린 것에 비해 정말 많은 기회를 받았다"며 부끄러워했다. 수비수로도, 타자로도 프로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자평이다.
새로운 시즌의 목표를 묻자 "아직 제가 나서서 이야기할 입장이 아니다. 다만 작년보다 모든 부문에서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안정감이 생겼다, 달라졌다, 발전했다는 얘기를 듣고 싶다"고 답했다. 특히 겨우내 수비와 베이스러닝 연습에 집중했다는 것. 김문호와 정진호의 영입에 대해서도 "그 선배들이 없다고 제가 주전으로 뛸 것도 아니지 않나. 전 아직 보여드리고 증명해야하는 게 많은 선수"라고 강조했다.
한화 관계자는 "유장혁만큼 타고난 센스가 좋은 선수는 흔치 않다. 외야 수비는 경험이 거의 없으니 어쩔 수 없다. 기본기부터 차근차근 익힐 뿐이다. 유장혁이 팬들을 기쁘게 하는 날이 머지않아 올 테니 조금만 기다려주시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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