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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클 승리의 길을 연 축구도사 크로스의 '수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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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치열한 엘클라시코에서 차이를 만든 건 다름 아닌 레알 마드리드 미드필더 토니 크로스의 손동작이었다.

2일(한국시간)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바르셀로나와의 2019~2020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6라운드에서 0-0 팽팽하던 후반 26분 상대진영 좌측에서 공을 잡은 크로스가 대뜸 왼손을 높이 들어 빠르게 흔들었다. '지금 즉시 달리라'는 일종의 수신호였다. 크로스는 자신의 지시대로 달려 들어가는 비니시우스를 향해 예리한 패스를 찔렀다. 바르셀로나의 마르틴 브레이스웨이트가 순간적으로 비니시우스의 움직임을 놓치면서 빈틈이 생겼다. 공을 잡은 뒤 상대 골문 쪽을 향해 달린 비니시우스는 비록 좁은 각도였지만, 과감하게 슛을 시도했다. 그의 오른발을 떠난 공은 슛을 막기 위해 길게 뻗은 바르셀로나 수비수 헤라르드 피케의 다리에 맞고 굴절돼 골문 안으로 향했다. 0의 균형이 깨진 순간이었다. 레알은 후반 추가시간 마리아노 디아스의 추가골을 더해 올 시즌 두 번째 엘클라시코를 2대0 승리로 장식하며 바르셀로나로부터 선두 자리를 빼앗았다.

독일 국가대표 주전 미드필더이기도 한 크로스는 최근 빅매치에서 제외되며 스페인 매체의 관심을 받았다. 지난달 1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마드리드 더비에서 전반 종료 이후 교체아웃하고, 지난 주중 맨시티와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홈경기에는 부상 없이 출전하지 못했다. 레알은 이날 1대2로 패했다. '아스' 등은 '무슨 일이 생긴 듯하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지네딘 지단 레알 감독은 승리가 필요한 엘클라시코에 다시금 크로스 카드를 꺼내 들며 신뢰를 보냈고, 크로스는 승리의 길을 열어준 어시스트와 98%의 패스 성공률, 50%의 볼 경합 성공률로 대표되는 활약으로 기대에 부응했다. 크로스의 진가를 다시금 두 눈으로 확인한 지단 감독이 오는 18일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맨시티와의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크로스를 선발 제외할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인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