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이제 남은 것은 실전이다.
KT 위즈가 미국 스프링캠프 일정을 마쳤다. 이강철 감독을 비롯한 KT 선수단은 지난달 1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스프링캠프 일정을 시작한 KT는 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이들은 짧은 휴식을 마친 뒤, 정규시즌 개막에 대비하기 위한 훈련에 돌입한다. 7차례 연습경기(3승1무3패)를 통해 다진 실전 감각을 이어가는데 주력할 전망이다.
이 감독은 캠프 출발 전 올 시즌 목표를 '5강 진입'으로 명확히 했다. 지난해 창단 첫 5할 승률 등극에 성공한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뜻. 취임 첫 해 만년 꼴찌 KT를 5강권으로 이끈 이 감독은 여전한 갈증 속에 선수들에게 승부욕을 불어넣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KT는 이번 캠프를 통해 그동안의 숙제들을 하나 씩 풀어 나아가는데 성공했다. 가장 큰 수확은 역시 마운드의 완벽한 정립이다. 라울 알칸타라가 빠져 나가면서 흔들릴 것으로 보였던 외인 원투펀치 자리엔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윌리엄 쿠에바스가 한층 견고하게 자리 잡았다. 특히 메이저리그에서 경험을 쌓아온 데스파이네는 캠프 초반의 느린 스타트 우려를 연습경기를 치러가며 빠르게 지우면서 '1선발감'이라는 팀의 기대를 충족시켜 나아갔다. 지난해 10승을 달성했던 쿠에바스 역시 한층 여유로우면서도 단단한 구위를 선보이며 기대감을 높였다. 이들 외에도 3, 4선발감으로 지목된 배제성, 김 민 외에도 신인 소형준까지 빼어난 구위를 선보이면서 선발진 진입 가능성을 높였다. 불펜 역시 김재윤, 주 권, 이대은으로 이어지는 필승조 외에도 마무리 훈련에서 가능성을 보였던 박세진의 성장, 베테랑 이보근의 가세 등으로 한층 여유를 갖게 됐다.
새롭게 구성된 타선도 자리를 잡은 모양새다. 리드오프로 변신한 심우준은 일정을 거듭하면서 완연한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중심타선을 구성할 강백호, 멜 로하스 주니어, 황재균, 유한준 외에도 외야수 김민혁과 배정대, 조용호, 내야수 박승욱, 천성호 등 기대를 모아온 타자 대부분의 컨디션 역시 합격점을 받을 만 했다는 평가.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이번 스프링캠프까지 이어진 경쟁 체제가 뎁스 강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이 감독이 가장 의미를 두는 성과는 '원팀 효과'다. 이번 캠프를 거치면서 선수들 스스로의 확고한 동기부여 속에 5강 도전을 향한 의지가 더욱 단단해졌다. 팀을 이끄는 주장 유한준과 부주장 박경수의 리드 속에 황재균, 장성우 등 고참 선수들까지 앞장서 후배들을 이끌면서 분위기 조성에 앞장섰다. 이숭용 단장과 함께 캠프 일정 시작 전 베테랑들과 만나 허심탄회하게 시즌 구상을 밝혔던 이 감독은 기대 이상의 집중력을 보여준 선수단의 모습에 캠프 기간 내내 흡족함을 감추지 않았다. 시즌 초반 순위를 결정 짓는 초반 분위기를 확실히 만들었다는 점에서 자신감은 더욱 커진 모습이다.
시범경기 취소와 정규시즌 개막 연기 우려가 여전하다. 귀국길에 오르는 KT에겐 스프링캠프에서 얻은 성과를 지키는게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