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두 경기 만에 데뷔, 마요르카 강등 탈출의 키가 될 수 있을 것인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 진출한 기성용이 마요르카 유니폼을 입고 데뷔전을 치렀다. 기성용은 7일(이하 한국시각) 스페인 에이바르 무니시팔 데 이푸루아에서 열린 프리메라리가 27라운드 에이바르와의 원정 경기 후반 37분 교체로 투입됐다. 이날 데뷔로 기성용은 이천수, 이호진, 박주영, 김영규, 이강인, 백승호에 이어 7번째로 라리가 무대를 밟은 한국인 선수가 됐다.
1월 뉴캐슬과의 이별 후 K리그 복귀를 추진하던 기성용은 친정팀 FC서울과의 위약금 문제 등이 얽히며 국내 복귀 포기를 선언했고, 어쩔 수 없이 새 팀을 찾아나섰다. 당초 중국, 중동, 미국 등이 유력 행선지로 떠올랐지만 스페인에서 경험 많은 기성용 러브콜이 이어졌다. 처음엔 2부리그팀 입단이 유력하다, 상황이 급변해 1부리그 복수의 팀이 기성용을 원했다.
기성용은 강등권에 처져있는 팀을 끌어올려달라는 주문을 받고 6월 시즌 종료까지 마요르카와 단기 계약을 맺었다. 지난 2일 헤태페와의 경기에서는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지만, 이번 에이바르전에는 명단에 포함되며 출전을 예고했던 기성용이었다. 경쟁 포지션 살바 세비야가 전 경기 퇴장을 당해 이 경기에 뛸 수 없는 것도 기성용에 호재였다. 또, 비센테 모레노 감독은 기성용을 중원 안정을 위한 즉시 전력으로 데려왔다. 하루라도 빨리 경기에 투입하고픈 마음이 컸다.
판은 잘 짜여졌다. 마요르카는 전반 선제골로 앞서나갔고, 후반 33분 일본인 유망주 구보가 추가골을 터뜨렸다. 상대 공격이 날카로워지자 모레노 감독은 수비쪽 안정을 위해 구보를 빼고 기성용을 투입했다. 기성용은 후반 40분 직접 파울을 얻어내고, 프리킥도 차는 등 무난한 데뷔전을 치렀다. 물론, 보완해야 할 점도 있었다. 왼쪽에서 수비 가담을 했을 때, 상대 선수 마크를 제대로 하지 못해 크로스를 쉽게 허용했고, 이 크로스가 추격의 헤딩골로 연결됐다.
다행히 팀이 2대1로 승리해 기성용의 데뷔전은 비교적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기성용은 큰 긴장감을 덜어냈고, 마요르카는 귀중한 승점 3점을 얻었다. 아직 강등권인 18위지만 1부리그 잔류 마지노선인 17위 셀타비고와 승점이 같고, 16위 에이바르를 2점 차이로 추격하게 됐다.
중요한 건 이제부터다. 낯선 곳에서의 첫 경험을 마쳤으니, 이제는 기량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해야 한다. 시즌 종료까지 11경기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마요르카는 한 경기, 한 경기가 결승전이다. 그리고 전 세계 축구팬들의 주목을 받을 경기들이 대기하고 있다. 당장 다음 경기가 15일 열리는 FC바르셀로나전이다. 홈 경기인데 이 경기에서 강한 인상을 남기면 기성용의 입지는 더욱 탄탄해질 수 있다.
그리고 내달 13일 레알 마드리드와의 원정 경기, 5월4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원정 경기가 기다리고 있다.
어떻게 보면 강등권 경쟁팀들과의 맞대결이 더 중요하다. 4월6일 레가네스전, 4월27일 셀타비고전 등이 주목해야 할 경기다.
빅 클럽들과의 경기에서 기성용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그리고 팀을 프리메라리가에 잔류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