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한국 여자 복서 오연지와 임애지가 한국 복싱의 자존심을 살렸다. 한국 여자복싱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임애지가 올림픽에 출전하는 최초의 한국 여자 복서가 됐다. 임애지(21·한국체대)는 9일(한국시각) 요르단 암만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역 예선 여성 페더급 8강전서 인도네시아의 삭시를 상대로 3라운드 5대0 심판 전원일치 판정승을 따냈다. 준결승에 진출하며 상위 4명까지 주어지는 올림픽 출전권을 얻게됐다.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치고 빠지는 아웃복싱으로 점수를 차곡차곡 쌓았다. 매우 정확한 펀치로 달려든 삭시에 확실하게 우위를 보였다.
오연지도 곧이어 올림픽 무대에 합세했다. 10일 열린 여자 라이트급 8강전서 1번시드의 호주의 안야 스트리즈만에 심판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둔 것. 영연방 챔피언을 지낸 강자인 스트리즈만은 접근전을 펼치면서 오연지의 복부를 노렸다. 오연지는 들어오는 스트리즈만의 얼굴을 정확히 가격했다. 2라운드까지 앞섰고 3라운드에서 쐐기를 박았다. 계속 달려들던 스트리즈만이 체력이 떨어지자 오연지는 마지막까지 공격을 멈추지 않고 승리를 확정지었다.
오연지는 이번 예선에서 가장 기대를 모은 선수. 도쿄에서 금메달에 도전할 수 있는 선수로 꼽혔다. 오연지는 2015년과 2017년 아시아선수권에서 한국 여자 복싱사상 최초로 2연패를 달성한 에이스였다. 2018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는 여자 복싱 사상 최초의 금메달리스트가 되기도 했다. 이어 2018년 세계 여자복싱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내면서 세계무대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상하게 올림픽과 인연이 없었다.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 때는 국내 선발전에서 탈락했던 오연지는 2016년 리우올림픽 때는 지역예선에서 편파 판정으로 눈물을 흘려야했다. 2전3기에 드디어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됐다.
한국 복싱이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이는 오연지와 임애지 둘 뿐이다. 남자부에선 아직 아무도 티켓을 거머쥐지 못했다. 여자 선수들이 한국 복싱의 올림픽 명맥을 살린 셈. 갈수록 힘이 떨어지고 있는 한국 아마추어 복싱에 여자 선수들이 새로운 힘을 불어넣을까. 기대감이 커진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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