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영국에서 뛰는 선수들은 실험 대상처럼 느껴졌다."
웨인 루니(더비 카운티)가 작심한 듯 발언을 쏟아냈다. 잉글랜드풋볼리그(EFL)의 안일한 대처 때문이다.
코로나19 앞에 축구 시계가 멈춰 섰다. 이탈리아 세리에A를 시작으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등이 줄줄이 리그 중단을 선언했다. 그러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는 다소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다. 레스터시티 선수 3명이 코로나19 확진자로 판정된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다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 등이 연이어 코로나19에 감염된 뒤에야 리그 중단을 선언했다.
루니는 쓴소리를 했다. 그는 "다른 나라의 축구 리그 등은 일찌감치 대회를 중단했다. 그러나 EPL에서는 리그를 강행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선수들은 '혹시 돈과 관련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닌가' 의아했을 것이다. 리그 중단 결정이 나기 전까지 영국에서 뛰는 선수들은 마치 기니피그와 같은 취급을 받았다. 선수와 관중 모두가 안전한 상황에 놓였을 때 리그를 재개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선수 인권을 위한 목소리, 전 세계 곳곳에서 울려 퍼지고 있다. 브라질의 그레미우 선수단은 코로나19 확산에도 경기를 강행하는 히우그란지두술주축구협회의 결정에 항의하는 '마스크 시위'를 펼쳤다. 이들은 브라질 포르투의 알레그리의 그레미우 아레나에서 열린 상루이즈와 2020년 캄페오나투 가우슈 홈경기에 마스크를 쓰고 나타났다.
헤나투 포르탈루피 감독은 "마스크 시위는 '전 세계 축구가 멈췄는데 왜 브라질 축구는 계속되고 있는가'에 대한 메시지다. 우리의 목소리를 들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선한 영향력을 잇는 메아리도 계속됐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는 개인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최근 벌어진 일들 때문에 걱정이 많다. 건강이 항상 우선돼야 한다. 지금은 예외적인 시기다. 우리는 정부와 보건 당국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이게 우리가 이 질병과 효과적으로 싸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지금은 집에 있으면서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개인 위생 및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을 촉구했다.
폴 포그바(맨유)는 생일을 맞아 나눔에 동참했다. 그는 코로나19에 걸린 어린이들을 위해 모금을 진행, 유니세프에 기부할 예정이다. 목표액은 2만7000파운드. 포그바는 목표액에 도달하면 추가 금액을 기부할 계획이다. 그는 SNS를 통해 "대규모 전염병은 가난하고 취약한 어린이들에게 치명적이다. 이럴 때일수록 더욱 뭉쳐야 한다"고 동참을 호소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