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원래대로 개막했으면 우린 죽었다."
SK 와이번스 염경엽 감독이 아직 투수진이 제대로 올라오지 않은 것에 아쉬움을 표했다. 염 감독은 최근 투수진의 상황에 대해 "늦춰진 개막에 맞춰 천천히 컨디션을 끌어올리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는데 이는 청백전을 시작할 때와의 계획과는 달랐다.
염 감독은 청백전을 시작하면서 "선발 투수들은 원래 개막에 맞춰서 투구수를 끌어올리고 이후 실제 개막까지 이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갈 생각"이라고 했다. KBO리그가 당초 3월28일 개막하려고 했으니 이담때 쯤에는 선발들이 100개 가까이 투구수를 올렸어야 했다. 하지만 아직 80개 이상 피칭한 투수가 없다.
염 감독은 "원래 계획에서 수정을 했다. 투수들의 컨디션이 생각만큼 올라오지 않았다"라고 말하면서 "원래대로 개막했으면 우리는 죽었다"라고 했다.
코로나19로 시범경기가 취소되고 개막이 연기되면서 전체적인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가 쉽지 않게 된 상황이 됐고 이런 경우가 처음이기에 정답은 없었다. 팀 간 연습경기도 할 수 없어 모든 팀들이 청백전으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려고 했지만 이 역시 쉽지 않았다. 아무래도 긴장감이 떨어지기 때문. 선발투수들의 투구수도 타자들의 너무나 적극적인 타격으로 인해 계획대로 올리기가 쉽지 않았다. 이는 SK 역시 마찬가지였다.
SK는 긴장감을 높이기 위해 28일부터 청백전 방식을 1군 대 2군으로 바꿨다. 청팀과 백팀이 모두 1루측 덕아웃만 쓰던 것을 바꿔 2군팀은 3루측을 써서 팀 대항전임을 인식시키려 했다.
게다가 새 외국인 투수 리카르도 핀토의 경우 3번의 청백전에서 모두 불안함을 노출했다. 세번째 등판인 28일에도 2군팀의 선발로 나와 5이닝 동안 5안타 2볼넷 2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1회와 3회는 삼자범퇴를 기록했고, 4회에도 선두타자를 내보내고도 무실점으로 잘 막았지만 2회에 3연속 안타를 맞고 1실점하고 5회엔 2사후 볼넷과 안타를 내준 뒤 최 정에게 좌월 스리런포를 맞아 3점을 내줬다. 집중타를 맞는 모습이 그리 좋지 않다. 염 감독이 "KBO리그의 야구에 적응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말하지만 이대로 원래대로 개막을 했다면 핀토가 상대팀에게 호투를 했을지 의문이다. 핀토로선 개막이 연기된 것이 다행스런 일.
아직도 20일 이상 개막이 남아있고 이 역시 더 미뤄질 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앞으로도 생기기 힘든 개막 연기로 인해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SK가 2020시즌 개막을 어떤 모습으로 시작할지 궁금해진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