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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콘텐츠 경쟁도 결국 팬서비스, 코로나 이후 KBO리그 미래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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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야구팬들의 한숨이 깊다.

흥겨운 응원전과 함성 모두 추억이 됐다. 지난 시즌의 환희, 아쉬움을 기억하는 10개 구단 팬 모두 새로운 기대 속에 2020시즌을 기다렸지만, 코로나19로 멈춘 KBO리그의 시계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다. 각종 팬 커뮤니티, 포털사이트 댓글란엔 '야구보고 싶다'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각 구단의 청백전 자체 중계는 이런 팬들의 시름을 달래주는 콘텐츠다. 스프링캠프 기간 일부 구단에서 진행해 온 자체 중계는 대부분의 팀으로 확대됐다. 최근엔 구단 간 경쟁도 은근히 치열해지는 눈치. 카메라 2~3대로 시작하던 중계에서 외주업체 활용 등 시즌 중 TV중계 못지않은 수준으로 진화시켰다. 전문 캐스터 뿐만 아니라 단장, 전력분석원, 선수 등이 마이크를 잡고 전문 해설자 뺨치는 입담을 과시하면서 팬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불가피한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아니었다면 시범경기를 거쳐 정규시즌 막을 올리고 치열하게 달려갈 시기. 그러나 모든 일정이 멈추면서 구단들도 손 놓고 기다리는 것 외엔 방도가 없어졌다. 팬들의 관심마저 멀어진다면 코로나 이후의 미래를 그릴 수 없다는 절박함이 콘텐츠 자체 제작을 이어졌다.

그동안 KBO리그의 화두 중 하나였던 '팬서비스' 차원에서 볼 때 긍정적인 접근이다. KBO리그를 향한 팬들의 사랑은 4년 연속 700만관중 돌파라는 성과로 증명됐다. 그러나 일부 선수들의 뒤떨어진 팬서비스 태도, 구단의 안일한 접근 등이 도마에 올랐다. 구단들이 자체 방송, SNS 채널 등을 활용해 팬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찾아왔지만, 비용-시즌 일정이라는 한계가 어느 정도 작용했던 것도 사실이다. 리그 개막 연기 상황에서 여러 가지 접근법을 통해 팬들과 새로운 접점을 찾아가려는 시도는 그래서 주목할 만하다.

똑같이 리그 중단 사태를 맞이한 미국 메이저리그, 일본 프로야구(NPB)도 공백기를 팬과의 스킨십으로 채워가고 있다. SNS나 화상채팅을 활용한 인터뷰, 각종 영상 등으로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NPB는 최근 자국 내 유명 프로야구 게임을 활용한 '랜선 경기'를 치르는 등 팬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언젠가는 재개될 시즌에 대비해 팬들의 관심을 붙잡기 위한 노력이다.

KBO리그도 지금보다 더 다양한 팬 소통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 비용-인력의 한계를 아이디어와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이 코로나 사태를 통해 어느 정도 증명되고 있다. 코로나 이후 리그가 재개돼도 팬들의 관심이 멀어진다면 결국 손해는 구단-선수의 몫이다. 팬서비스를 단순한 선심이 아닌, 미래를 향한 투자 차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리그 개막 지연, 코로나 감염 우려 등 현장에서 (접점 늘리기에) 예민하게 작용하는 부분들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구단, 선수의 존재 이유도 결국 팬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다양하게 소통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팬이 있어야 프로도 존재한다. 언젠가 재개될 KBO리그가 앞으로 달려 나아가기 위해선 팬들의 마음을 더욱 다잡을 필요가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