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전세계 축구계가 '선두를 달리고도 우승에 실패한' 아약스 사례를 주목하고 있다.
네덜란드 명문 아약스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2019~2020시즌 네덜란드 에레디비시가 잠정 중단되기 전 AZ알크마르와 승점 동률에 득실차에서 앞서며 선두를 달렸다. 워낙 격차가 좁아 남은 9경기에서 뒤집힐 가능성이 있지만, 리그 최정상에 머물고 있었단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에 따라, 네덜란드축구협회(KNVB)는 리그가 취소될 경우를 가정해 아약스의 우승 인정 여부를 두고 치열하게 고민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최종적으로 아약스의 우승을 인정할 수 없다는 해석을 내놨다. 24일 공식 성명을 통해 '3월 8일자 리그 순위를 최종 순위로 하되 리그 우승팀과 강등팀을 정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공표했다.
이에 대해 KNVB 소속 프로축구 디렉터 에릭 구데는 'NOS'와의 인터뷰에서 "대회는 끝났다. 1위팀이 누구든, 우리는 그들을 챔피언이라고 호칭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의료 분야에 있는 이들에게 그것(챔피언 트로피)을 나눠주고 싶지만, 축구에선 그럴 생각이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명골키퍼 출신 아약스 CEO 에드빈 판 데 사르는 "선수라면 누구나 챔피언이 되고 싶어 한다. 우린 시즌 내내 선두를 달렸다. 그런데 챔피언이 될 수 없다니 애석할 따름"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현재 상황에선 충분히 수긍할 만한 결정이다. 세상엔 축구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있다"라면서도 재차 "선수들은 누구나 챔피언이 되고 싶은 야망을 지니고 있다"는 말로 리그 2연패에 실패한 데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아약스는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SNS에 올린 이미지 파일에 '시즌 종료. 리그 선두지만, 우승은 없다'고 적었다.
아약스는 현재 랭킹대로 다음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예선 진출권을 획득했다. 2위 알크마르와 함께다. 자동으로 3~5위인 폐에노르트, PSV에인트호번, 빌럼은 유로파리그행이 확정됐다. 하지만 이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KNVB의 결정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알크마르는 아약스를 바짝 추격하던 팀이었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페예노르트는 후반기 '미친 기세'로 선두권과의 승점차를 6점차까지 좁혔다. 그러나 이번 결정으로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놓쳐 화가 단단히 났다. 한편, 유럽 언론들은 이번 결정이 에레디비시뿐 아니라 유럽 전역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유럽에는 재개와 취소를 두고 고민하는 리그가 많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