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이렇게 지나, 저렇게 지나 지면 똑같이 욕먹는다."
9일 부산 사직구장. 팀 최다 연패 기록 경신이라는 위기 속에 지휘봉을 잡은 한화 이글스 최원호 감독 대행은 초연한 표정이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한화는 강재민 문동욱 윤호솔 황영국(이상 투수) 박상언 박정현 박한결 장운호 최인호(이상 야수)를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전날 최진행 장시환 등 10명의 선수들을 말소하면서 내린 후속 조치. 최 대행이 그동안 2군에서 지켜본 선수들이었다. 퓨처스(2군)리그 활약 및 데이터를 보고 내린 결론이다. 9명 모두 올 시즌 1군 첫 등록.
최 대행은 허심탄회하게 속내를 풀어놓았다. 그는 "여태껏 기존 라인업 선수들로 연패를 했다. '변화도 안주고 똑같은 선수들만 나온다'는 말이 있었다. 어린 선수들이 지면 여기가 퓨처스리그냐고 할 것이다. 바꿔 생각하면 이렇게 지나, 저렇게 지나 지면 똑같이 욕먹는다"고 말했다. 엔트리 변경과 선택 배경을 두고는 "연패가 길어지면서 정신적 피로가 커졌다. 기술 뿐만 아니라 정신적 케어도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1군 엔트리를 다 바꿀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한번에 모두 바꿀 순 없으니 (1군 중) 컨디션이 더 좋지 않은 선수들을 먼저 2군으로 보냈다. 1군 경험이 없는 선수들은 (일련의 상황과) 경력자에 비해 분위기에 둔감하다"고 설명했다.
최 대행의 첫 선발 라인업은 파격적이었다. 이용규-박정현-최인호-노시환-호잉-김태균-이동훈-박상언-조한민이 롯데전 선발로 나섰다. 박정현과 최인호, 박상언은 콜업 첫 날부터 각각 타순에 이름을 올렸다. 끝없는 연패에서 1군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로 라인업을 짠 최 대행의 선택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최 대행은 "1, 3, 8번(타순)이 포인트가 됐다고 봤다. 오금 문제가 있는 정은원을 대체할 마땅한 카드가 없어 최인호를 배치했다. 포수 마스크를 쓰는 박상언은 장타력을 갖춘 선수"라고 설명했다.
새롭게 짜인 한화 타선, 반등은 없었다. 5회까지 롯데 선발 투수 아드리안 샘슨을 상대로 3개의 안타와 1개의 볼넷을 얻어냈지만, 후속타 불발로 고개를 숙였다. 선발 투수 워윅 서폴드는 3회까지 호투했지만, 4회 5연속 안타를 내주며 4실점 했다. 5회에도 이대호에게 투런포를 맞는 등 3실점이 추가됐다. 한화는 0-8로 뒤진 7회초 선두 타자 호잉의 솔로포와 2사 만루에서 대타로 나선 정은원의 우중간 2타점 적시타로 3점을 뽑아냈지만, 이미 벌어진 격차를 좁히기엔 역부족이었다. 3대9 패배, 한화의 팀 최다 연패 신기록인 15연패는 그렇게 완성됐다.
부산=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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