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이명기(33)는 '젊은팀' NC 다이노스에서 보기드문 베테랑 타자다. NC 외야수 중 2010년 이전에 데뷔한 선수는 이명기 뿐이다.
하지만 이명기는 나성범 강진성 알테어 등 '괴물'들이 사는 NC 외야에서 당당히 실력으로 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이우성과의 맞트레이드로 NC에 합류한 뒤, 고참으로서 팀 분위기를 이끌며 가을야구 진출에 크게 일조했다.
주로 박민우의 뒤를 받치는 2번 타자로 출전하지만, 박민우가 빠질 경우 리드오프 1순위다. 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고, 방망이에 볼을 맞추는 능력이 탁월하다. 베테랑이 되면서 노련한 선구안까지 장착했다.
개막 직후인 5월만 해도 OPS가 0.651에 머무를 만큼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다. 하지만 6월 들어 완전히 달라졌다. 6월 성적은 타율 4할6푼3리, OPS는 1.088에 달한다. 홈런은 없지만, 심심찮게 장타를 때려내며 장타율도 5할5푼6리를 기록했다.이명기는 부진 탈출 방법으로 '생각'과 '연습'을 꼽았다.
"매 타석마다 목표를 정하고, 인아웃 스윙을 하려고 노력했다. 공을 좀더 오래보게 되고, 타석에서 여유가 생기더라. 성적도 자연스럽게 올라갔다. 장타를 좀 치고 싶은데 잘 안된다. 그래도 아픈데도 없고 하니 올시즌 홈런 4~5개는 치지 않을까."
'소금 같은 선수'라는 이동욱 감독의 칭찬처럼, 지난해 이적 직후부터 자연스럽게 팀에 녹아들었다. NC에겐 소중한 베테랑이다. 그는 테이블 세터로서 상대 투수를 흔들어 우리 선수들이 이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베테랑으로서 후배들이 힘들어할 때 풀어주는 것을 자신의 역할로 꼽았다.
"선수로서 성장하려면 결국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 젊은팀이라서 그런지 팀 분위기 자체가 알아서 열심히 하는 편이라서,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슬럼프에 빠졌거나 결정적인 실수를 한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얘기를 해주는 정도다. 기술적인 조언을 해줄 입장은 아니고."
NC의 에이스는 구창모, 중심타자는 나성범이지만 화제성은 강진성이 최고다. 8년간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지 못했고, 올시즌 개막 전에는 은퇴도 고민했던 선수다. 개막 직후 대타 홈런과 끝내기 안타로 신데렐라가 됐고, 주전으로 자리잡은 뒤론 4할이 넘는 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KBO리그 타율-OPS 1위 선수다. 스프링캠프 당시 이명기와는 한 방을 쓰는 룸메이트였다.
"정말정말 성실하고 열심히 하는 후배라 보기 좋았다.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다. 그런데 올시즌 이렇게 터질줄은 몰랐다. 어느 정도 잘하는 것도 아니고 막 4할5푼을 치고 홈런까지 치니까. 팀내에서도 '강진성은 왜 이렇게 잘 치나' 이게 최대 화제다. 지켜보는 입장에서 보기 좋으면서도 부럽다."
외국인 선수 알테어를 비롯해 나성범 강진성 권희동 김성욱 김준완 등 외야 자원이 풍부한 팀내 경쟁에 대해서는 '나만 잘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경쟁을 의식하기보단 내 일에 집중하는 성격이라는 것. '못하면 못 나간다. 잘하니까 나갈 수 있는 것'이란 쿨한 대답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 올해 목표를 물으니 '부상 없이 풀시즌'을 꼽았다.
"작년에 3할을 못쳤다(2할9푼3리). 올해는 규정 타석과 3할이 목표다. 전에는 '140경기 이상 출전' 같은 목표도 있었는데, 올해는 일정이 타이트하니까 그건 뺐다. 무엇보다 팀에게 득점 기회가 왔을 때 안타를 치고 싶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야구장이 조용한게 아쉽다. 빨리 코로나가 잠잠해져서 팬분들이 야구장을 가득 채워주셨으면 좋겠다."
창원=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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