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팀을 위한 희생이지만, 번트보단 (안타를)쳐주길 바란다."
한화 이글스 김태균의 '1770일만의 번트'에 대한 최원호 감독대행의 생각은 어땠을까.
김태균은 1일 KIA 타이거즈전 4회초 무사 1, 2루 찬스에서 갑작스럽게 1루 쪽으로 희생번트를 댔다. 김태균으로선 지난 2015년 8월 27일 NC 다이노스전 이후 무려 1770일만의 희생번트였다. 코칭스태프는 일제히 동그래진 눈으로 김태균을 바라보다 미소를 지었다. 이후 더그아웃에 돌아온 김태균을 찾아 담소를 나누는 최 대행의 모습도 포착됐다.
최고참이자 팀을 대표하는 타자가 자신의 타석을 희생해 찬스를 이어간 플레이다. 따로 번트 사인 없이 선수 스스로의 판단이었다. 이날 김태균이 1회 병살타, 7회 무사 만루에서 3루 땅볼 범타에 그친 것을 감안하면, 자신의 컨디션을 느낀 베테랑의 적절한 대처일 수도 있다. 실제로 한화는 뒤이은 최인호의 희생플라이와 송광민의 적시타로 2점을 뽑았다. 한화는 이날 12안타 4볼넷을 얻어냈지만 단 3점에 그쳤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최 대행의 심경은 조금 복잡했다. 최 대행은 경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다"며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김태균이 베테랑이자 중심타자임에도 스스로를 희생한 플레이다. 깜짝 놀랐다. 하지만 번트를 댈 선수가 있고, 쳐야될 선수가 있다. 그래서 타순이란 게 있는 거다. 어떻게 보면 뒷타자에 (찬스 해결을)미뤘다고 볼 수도 있다. 김태균에게도 '번트는 어제로 끝내라'고 얘기했다. 김태균이 번트를 대면 우리 팀에서 누가 치나."
다만 김태균의 번트는 철저하게 본인의 센스로 댄 것. 최 대행은 '평소 번트 훈련을 하나'라는 질문에 "거의 안한다고 보면 된다"며 웃었다.
광주=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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