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마지막에 웃은 선수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8·AC밀란)였다.
7일 산시로에서 열린 AC밀란과 유벤투스간 2019~2020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31라운드는 두 슈퍼스타 즐라탄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5)의 대결로 압축됐다. 두 선수의 나이로 보나, 즐라탄의 불투명한 다음시즌 거취로 인해 두 콧대 높은 슈퍼스타가 벌이는 '최후의 맞대결'이 될 거란 전망이 나왔다.
후반 초반까진 호날두 쪽 분위기가 좋았다. 후반 2분 아드리앵 라비오의 선제골이 터졌다. 6분 뒤 호날두가 간결한 왼발슛으로 직접 골망을 갈랐다. 스코어 2-0.
가만히 있을 즐라탄이 아니었다. 후반 17분 상대 수비수 핸드볼 파울로 밀란이 페널티를 얻어냈다. 키커는 당연히 즐라탄. 그때, 불과 몇 미터 뒤까지 접근한 호날두가 유벤투스 골키퍼 보이치에흐 슈쳉스니를 향해 크게 소리쳤다. "이미 그(즐라탄)에 대해 알고 있잖아. 막아보자!" 무관중 경기 탓에 그의 육성은 생생히 들렸다. 즐라탄은 견제에 흔들리지 않았다. 슈쳉스니가 몸을 날린 골문 반대쪽으로 정확히 차넣었다. 곧바로 뒤돌아 호날두를 향해 웃으며 손으로 제스쳐를 취했다. 현지언론은 '너는 말이 너무 많아'라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즐라탄 쇼'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4분 뒤 프랑크 케시에의 동점골을 직접 도왔다. 소임을 마친 즐라탄은 1분 뒤 물러갔다. 벤치에서도 쉬지 않았다. 동료들에게 조언을 건넸다. 67분간은 선수, 나머지 23분간은 '사실상 코치'였다. 하파엘 레앙(후반 22분)과 안테 레비치(후반 35분)의 연속골이 터졌다. 결국 경기는 밀란의 4대2 대역전승으로 끝났다.
즐라탄은 경기 후 'DAZN'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이 팀의)회장이자 선수이자 코치다! 단 한 가지 부정적인 점은 내가 선수 연봉을 받는다는 거다!"라며 "만약 내가 개막전부터 뛰었다면 밀란이 스쿠데토를 차지했을 것"이라고 특유의 자신감 넘치는 소감을 말했다.
이탈리아 언론은 즐라탄을 '최후의 승자'라고 표현했다. 호날두의 '방해공작'을 이겨내고 경기에서도 승리했기 때문. 즐라탄이 호날두를 꺾은 건 2009년 이후 11년만이다. 당시 바르셀로나 소속이던 즐라탄이 호날두의 레알을 상대로 결승골을 넣었다. 매체들은 즐라탄이 과거 인터뷰에서 "진정한 RONALDO는 브라질의 호나우두"라고 한 발언을 재조명했다.
호날두는 리그 26호골을 터뜨린 데 만족해야 했다. 득점 선두 치로 임모빌레(29골)를 제치고 득점왕을 수상하면 유럽 5대리그 중 3개 리그에서 득점왕을 차지하는 첫번째 선수로 등극한다. 호날두는 앞서 맨유와 레알 마드리드 소속으로 각각 프리미어리그와 라리가에서 득점상을 탔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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