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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스토리] 타구 맞은 요키시의 책임감, 경의 표한 손혁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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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다들 큰일이 벌어진 줄 알았다. 양의지 타구에 왼팔을 맞은 요키시가 주저앉았다. 극심한 고통에 얼굴이 일그러졌다.

키움 요키시가 타구에 맞는 불운 속에서도 7이닝을 책임졌다. 투혼에 자극받은 타자들은 화끈한 7회 빅이닝으로 에이스에게 역전승을 선물했다.

1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NC와의 주중 2차전에서 키움이 7-4로 역전승을 거뒀다. 2연승을 거둔 키움은 위닝시리즈를 예약하며 1위 NC에 4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키움 선발투수 요키시와 NC 최성영이 4회까지 팽팽한 투수전을 펼쳤다. 양 팀 타자들은 점수를 내지 못했다. NC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5회초 무사 1, 3루 NC 노진혁이 요키시의 초구 커브를 받아쳐 우월 3점포를 쏘아 올렸다.

키움도 곧바로 추격에 나섰다. 5회말 2사 만루찬스. 박동원의 좌중간 2타점 적시타로 점수는 3-2. 경기는 다시 팽팽해졌다.

그런데 6회 마운드에 오른 요키시에게 불운이 닥쳤다. 6회초 1사 양의지의 땅볼 타구가 요키시의 왼쪽 팔을 강타했다. 주저앉은 요키시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트레이너와 코치들이 달려 나갔다. 투구하는 왼쪽 팔에 타구를 맞은 게 문제였다.

하지만 에이스의 책임감은 달랐다. 고통을 표현하던 얼굴을 포커페이스로 되돌린 요키시는 연습 투구를 하며 공을 계속 던지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천만다행으로 타구는 손목뼈가 아닌 바로 위, 전완근을 강타했다. 투구시 손목을 쓰는 데 꼭 필요한 근육이다.

맞은 부위가 벌겋게 부어올랐지만 요키시는 투구를 이어갔다. 다음 타자 알테어를 병살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한 요키시는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총 투구수는 88개.

요키시의 투혼에 야수들이 화답하지 않을 수 없었다. 좋은 수비로 요키시를 돕던 타자들이 7회말 화끈한 빅이닝을 완성했다. 2사 만루찬스에서 허정협이 2타점 적시타로 경기를 역전. 이어진 2사 1, 2루 찬스에서 전병우가 좌월 3점포를 쏘아 올리며 점수를 단숨에 7-3으로 벌렸다.

과정이 훌륭했기에 반드시 이겨야 했던 경기. 키움 김태훈이 8회 1실점 했지만 안우진이 불을 끄고 조상우가 9회를 무실점으로 마무리했다. 요키시는 9승으로 두산 알칸타라와 함께 다승 선두를 달렸다.

경기 후 손혁 감독이 요키시에게 경의를 표했다. 악수를 청하며 승리를 축하한 손혁 감독은 요키시의 왼팔을 걱정스러운 모습으로 살폈다. 타구에 맞은 팔로 1이닝을 더 책임진 요키시의 투혼에 감동한 모습이었다. 동료들의 축하에 수줍게 웃는 요키시의 모습에서 에이스의 품격이 느껴졌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