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복귀 일주일째, 회복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LG 트윈스 마무리 고우석이 부상에서 돌아온 뒤 실망스러운 투구로 일관하고 있다. 고우석이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면 LG의 추락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 밖에 없다.
고우석은 지난 16일 부산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등판해 또다시 난타를 당했다. 팀이 10-12로 역전을 당한 뒤 8회말 마운드에 오른 고우석은 1이닝 동안 7타자를 맞아 3안타를 얻어맞고 3실점했다. 수비 실책 하나가 있어 자책점은 2개였다.
1사후 정 훈에게 우전안타를 내주고, 유격수 오지환의 실책으로 한동희가 출루했다. 이어 손아섭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만루에 몰린 고우석은 이대호에게 150㎞ 직구를 바깥쪽으로 꽂다가 우중간을 꿰뚫는 2루타를 내줘 주자 3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 2점차가 5점차로 벌어졌으니, LG로서는 9회초 공격 의지가 사그라들 수 밖에 없었다.
고우석의 직구는 이날 최고 152㎞까지 나왔다. 구속 문제는 아니라고 볼 수 있다. 반면 제구는 들쭉날쭉했다. 안타 3개가 모두 타자의 허리 높이로 들어가는 '실투'에 가까웠다. 직구-슬라이더 위주의 볼배합을 하는 고우석에게 필요한 송곳 제구가 작동하지 않았다. 수비 실책이 겹치기는 했지만, 대량 실점의 빌미는 고우석 본인의 난조에서 찾아야 한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난해 35세이브를 올릴 때의 고우석이라면 제구 불안 하나만 가지고 부진을 설명하기는 힘들다. 공의 힘이 떨어져 있다는 분석이 가장 설득력 있다. 공끝이 살아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꿈틀거리며 들어가는, 종속이 살아있는 직구는 공략하기 힘들다. 그러나 같은 스피드라도 밋밋한 직구는 통타당하기 일쑤다.
류중일 감독은 이에 대해 "구속은 제대로 나온다. 유강남한테 물어보니 볼끝에 힘이 없다고 하더라. 제구도 낮게낮게 돼야 하는데 포수 마스크 높이로 들어오니 두들겨 맞는 것"이라면서 "(중간에서)앞으로 2~3게임 정도 더 던지면 나아지지 않겠나"고 설명했다. 구위와 컨트롤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고우석은 앞선 지난 14일 롯데전에서도 0-2로 뒤진 8회말 마운드에 올라 6타자를 상대해 아웃카운트 하나 올리지 못하고 3안타 2볼넷으로 3점을 허용했다. 직구는 150㎞ 안팎을 찍었지만, 제구가 서툰데다 단순한 볼배합이 롯데 타자들에게 제대로 읽혔다.
고우석은 5월 14일 수원에서 등판 전 몸을 풀다 무릎 통증을 호소했다. 왼쪽 무릎 안쪽의 반월판 연골이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고 삼성서울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회복 속도가 빨라 당초 예상보다 복귀가 일찍 이뤄졌다. 그러나 컨디션은 아직 정상 궤도에서 한참 벗어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일 두 달 만에 1군에 복귀한 고우석은 이후 3경기에서 1⅓이닝 7안타 2볼넷 6실점했다. 이런 분위기라면 마무리는 커녕 필승조 일원으로도 쓰기 어렵다. 고우석이 살아나지 않고서는 LG는 반등 계기를 마련하기 어렵다. LG가 추락하기 시작한 6월 19일 이후 불펜 평균자책점은 7.98로 10개팀 중 가장 좋지 않다. 고우석의 공백으로 인한 여파였고, 앞으로도 전망이 밝지 않다.
부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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