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의 늦깎이 스타 이성곤(28).
오늘날 그가 써내려가고 있는 성공 스토리는 자신 만의 것이 아니다.
오늘도 밝은 내일을 꿈꾸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퓨처스리그 유망주들에게 그는 희망의 등대다.
실제 그는 활약을 펼칠 때마다 경산 발 메시지를 받는다.
'형 보면서 힘을 냅니다.'
짤막한 한마디, 이성곤을 깨우는 힘이다. "제가 많이 잘 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뿌듯하고 기분 좋은 것 같습니다."
최근 이성곤은 얼굴이 퀭해졌다.
'살이 내린 것 같다'고 묻자 그는 "1군에서 버티는 게 쉽지만은 않네요"라며 싱긋 웃는다.
실제 그는 "요즘 3kg 정도 빠졌다"고 했다.
하지만 후배들의 메시지가 답지하는 한 그는 단 한 순간도 안주할 수 없다. 멈추는 순간 가라 앉는 1군 생활의 메커니즘을 잘 알고 있다. 힘들어도 방망이를 잡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단 한번만이라도 1군 무대를 밟고 싶은 무수한 선수들의 절실한 마음, 너무나 잘 안다. 이성곤 자신의 심장 안에 문신 처럼 새겨진 또렷한 기억이다.
"2군에 있을 때 오래 함께 했던 (김)재환이 형, (박)건우 형이 군대 갔다 와서 성공하는 걸 보고 저도 버틸 수 있었어요. '나도 할 수 있다'고 생각했죠."
시간은 때론 간절함을 외면한다. 속절 없는 서른이 가까워질 수록 초조함이 몰려왔다. '계속 할 수 있을까' 고민 속에 밤을 하얗게 지샌 적도 있다.
어떤 시간도 차곡차곡 쌓여 현재가 된다. 불면의 시간이 모여 오늘의 이성곤이 됐다.
몸은 1군에 있지만 이성곤에게 2군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뿌리 같은 공간이다.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 코칭스태프와 후배들에 대한 감사함과 애정은 영원 불멸이다.
"2군에 돌린 피자요? 1군에서 뛰면서 2군에 피자를 돌리는 게 이례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저에게는 당연한 일이었어요. 더 많은 시간을 보냈고, 코칭스태프와 함께 땀을 흘렸기 때문에 그냥 무시하고 지나갈 수 없었어요. 후배들을 도와주고 싶은 마음도 크고요."
이성곤을 등대 삼아 땀 흘리고 있는 경산 후배들. 그들을 위해 이성곤은 힘겨움 속에서도 버티고 또 버틴다.
'나도 할 수 있다'로 출발해 도착한 지금 이 순간. 그는 오늘도 배트를 강하게 움켜쥔다. '너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위해서….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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