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하나, 둘! 하나, 둘!"
21일, 강원도 태백 함백산 오투리조트 삼거리. 산악 크로스컨트리 훈련을 앞둔 전주 KCC 선수들이 비장한 얼굴로 몸을 풀었다. 전창진 감독이 이끄는 KCC는 20일부터 29일까지 태백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한다.
이날은 산악 크로스컨트리 훈련 날. 비장한 각오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트레칭 동작을 마친 선수들. 비교적 자신 있는 표정이었다. '에이스' 송교창은 "첫 날보다는 잘 뛸 수 있을 것 같다. 직전에는 뒤에서 3등 했는데, 이번에는 더 잘 뛸 것"이라며 이를 악물었다.
30분 가까이 몸을 푼 선수들은 전 감독의 신호에 맞춰 태백선수촌 정상을 향해 달려 나갔다. 선두그룹은 '가드 삼총사' 권시현 권혁준 이진욱이었다. 세 선수는 1~3위를 오가며 순항했다. 그 뒤는 김지후와 곽동기. 하지만 '산악 크로스컨트리' 에이스 군단도 숨이 턱 막히는 순간이 찾아왔다. 바로 '마'의 3.5㎞ 구간이었다. 오르막 경사가 급격히 가파라진 탓에 연신 숨을 헐떡였다.
포기는 없었다. 선수들은 이를 악물고 오르막 경사를 견뎌냈다. 선수들의 움직임을 살피던 전 감독은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선두 권시현을 향해서는 "지금 페이스만 유지하면 돼"라고 격려했다. 하위권으로 처진 유성호에게는 "포기하지마, 한 번 해보자"며 힘을 불어넣었다. 전 감독은 훈련 중 왼종아리 근육파열로 깁스를 했지만, 이날은 붕대만 두른 채 선수들과 호흡했다.
산악 크로스컨트리 시작 30분. 선수들의 얼굴은 땀으로 흠뻑 젖었다. 유니폼의 무게마저 무겁게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포기는 없었다. 고개를 절레 흔들면서도 속도를 늦추지 않고 달렸다. 곽동기는 전 감독을 향해 "할 수 있습니다"라며 각오를 다져보였다.
레이스 시작 54분32초. 1위의 모습을 드러냈다. 이변은 없었다. 권시현이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전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고생 많았다"며 박수를 보냈다.
전 감독은 "일각에서 산악 크로스컨트리 훈련을 두고 부정적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훈련을 제대로 해보지 않아서 하는 말이다. 두가지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일단 하체 및 햄스트링 강화에 도움이 된다. 1년에 한두번이지만 산악 크로스컨트리를 통해 '자신과의 싸움'에 도전할 수 있다. 나와의 싸움을 이겨내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나와의 싸움에서 승리한 선수들. 얼굴에는 성취감이 가득했다. 1등으로 들어온 권시현은 "힘들다. 가장 힘든 코스를 뛰었다. 하지만 올 시즌 나도 잘 하고 싶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달렸다"고 말했다. KCC의 산악 크로스컨트리는 총 세 구간으로 나눠 진행된다. A코스(8.6㎞)는 완만한 경사, B코스(8.2㎞)는 전구간 오르막, C코스(11.8㎞)는 평지다. 이날은 가장 '악명 높은' B코스였다.
'악' 소리나는 훈련. 하지만 누구 하나 포기하지 않았다. 낙오자 없이 전원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살랑 불어오는 바람에 굵은 땀을 닦아내는 선수들. KCC 선수들이 한 뼘 더 강해진 순간이었다.
태백=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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