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올 시즌 최고 히트상품, NC 다이노스 좌완 구창모(23)다.
욱일승천의 기세, 식을 줄 모른다. 성적만, 구위만 놓고 보면 현재 리그 최고 투수다.
지금 당장 대표팀을 구성한다면? 구창모는 단연 대한민국 대표팀 에이스 후보다. 좌완 에이스에게 주어진 숙명처럼 한·일전 마운드에 오를 1순위 후보.1년 미뤄진 도쿄 올림픽. 대표팀에 대한 구창모의 생각은 어떨까.
2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주중 첫 경기를 앞두고 만난 구창모는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지난해 부상으로 아쉬웠던 만큼 응축된 열망이 더 커졌다. 게다가 대표팀 사령탑은 자신의 성장에 밑거름을 제공했던 김경문 전 NC 감독이다.
"대표팀이요? 물론 욕심 나죠. 올림픽이 올해 했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웃음) 내년에 열리면 꼭 뽑혀서 김경문 감독님께 보답을 하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지난 해 11월 열렸던 프리미어12 대회. 구창모에게는 아픈 기억이다. 대표팀에 발탁됐지만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구창모 본인은 물론 대표팀 김경문 감독도 두고두고 아쉬워했던 돌발 상황.
실의에 빠져 있던 차, 한통의 문자가 날아들었다. NC 시절 늘 어렵기만 했던 김경문 감독이었다.
"'너무 낙심하지 말고 잘 추슬러 훗날 같이 할 수 있도록 몸을 잘 만들어 보라'고 하셨어요. 저의 재활하는 과정에 큰 힘이 됐던 것 같아요."
희망과 목표가 살아 있는 한 절망은 없다. 구창모는 찬란한 내일을 꿈꾸며 지루한 재활 과정을 버텨냈다. 그 시간이 오롯이 최고 투수의 오늘에 밑거름이 됐다.
구창모에게 김경문 감독은 은인이다. 일찌감치 자신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끊임 없는 기회를 부여했던 지도자.
"어려웠지만 여러모로 배려를 참 많이 해주셨어요. 제가 선발로 클 수 있도록 오랫동안 믿고 기다려 주셨죠."
김경문 감독의 눈은 정확했다. 그토록 기다렸던 포텐이 제대로 터졌다.
이제는 어엿한 정상급 투수가 된 구창모가 보답할 차례다. 지난 스승의 날 당시 구창모는 김경문 감독에게 안부 전화를 드렸다.
"너무 반가워 하시더라고요. 올해 정말 많이 좋아졌다고, 대표팀에서 꼭 다시 만나자고 하셨어요."
공교롭게도 올 시즌 대표팀에는 좌완 에이스 듀오 공백이 생겼다.
김광현은 빅리그에 진출했고, 양현종은 살짝 주춤하고 있다. 좌완 에이스 공백을 메울 1순위 후보, 단연 구창모다.
운명의 한·일전에 구창모가 선발 등판한다면 그는 어떤 느낌일까.
"생각해본 적 있어요. 일본전이라면 욕심이 날 것 같아요."
NC를 넘어 대한민국 선발을 책임져야 할 좌완 에이스. 무럭무럭 성장해 완전체로 변신한 구창모가 도쿄 올림픽 태극 마크를 정조준 하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