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여름의 태백. 전창진 전주 KCC 감독에게는 '약속의 땅'이다.
그는 감독으로 첫 발을 내디딘 지난 2002년부터 매년 태백을 찾았다. KCC 지휘봉을 잡고 5년 만에 프로농구 무대로 돌아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전 감독은 선수단을 이끌고 태백 전지훈련에 나섰다. 하지만 그 어느 해보다 고민이 앞섰다. 5년 만에 돌아온 현장. 걱정과 불안 때문이었다. 전 감독은 "KCC 감독으로 5년 만에 현장에 복귀했다. 선수들이 낯선 것은 물론이고 코트도 어색하게 느껴졌었다. 내가 어느 타이밍에 타임을 불러야 하는지, 선수 교체는 어떻게 가지고 가야하는지 모든 게 어색했다. 그때는 내 앞에 놓인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빡빡'하게 느껴졌다"고 돌아봤다.
시간이 흘러 또 한 번 여름이 찾아왔다. 전 감독과 선수들은 20일부터 29일까지 태백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태백에서 만난 전 감독의 얼굴에는 기대와 설렘, 그리고 걱정이 공존하고 있었다.
"코로나19 때문에 2019~2020시즌이 조기 종료됐다. 그 어느 때보다 선수단 휴식기가 길었다. 선수들이 나름대로 열심히 몸을 만든 뒤 팀 훈련에 합류했다. 하지만 올해는 해외 전지훈련도 어렵고, 당연히 외국팀과의 연습경기도 진행할 수 없다. 한국프로농구연맹(KBL)에서 9월 말에 컵 대회를 진행한다는 얘기도 있다. 예년보다 일찍 시즌을 시작하는 셈이다. 시즌을 계획하고 준비하는 데 걱정이 많다."
그래서일까. 전 감독은 예년보다 2주 당겨 태백 훈련에 돌입했다. 일정도 2주에서 열흘로 줄였다. 그렇다고 훈련 강도가 낮아진 것은 아니다. 선수들은 웨이트트레이닝과 코트 훈련, 산악 크로스컨트리 등을 병행하며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선수들의 열정에 전 감독도 부상투혼을 발휘하고 있다. 전 감독은 2주 전 왼종아리 근육파열 부상을 입었다. 6주 진단을 받고 깁스를 착용한 상태. 하지만 전 감독은 혼자만 쉴 수 없다며 깁스 대신 붕대를 칭칭 두르고 지도에 임하고 있다. 물론 훈련 시간 외에는 반깁스로 부상 부위를 보호하고 있다.
그만큼 새 시즌 각오가 단단하다. KCC는 새 시즌 챔피언을 향해 달린다. FA(자유계약) 시장에서 유병훈 김지완 유성호 등 알토란 선수를 대거 품에 안았다. 여기에 장신(2m8) 타일러 데이비스를 영입하며 높이까지 보강했다.
"이번에 새로 합류한 가드 선수들은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팀은 포지션이 명확하게 정해져있지 않다. 번갈아 혹은 동시에 투입해 변화를 줄 수 있을 것 같다. 데이비스는 기대가 되는 선수다. 부상으로 지난 시즌 경기를 치르지 못했다. 아쉬움을 느끼고 있는 만큼 팀에 더욱 적극적으로 힘을 보탤 것으로 본다."
지난해 태백에서 '고민의 늪'에 빠져들었던 전 감독은 이제 여유를 가지고 주위를 돌아볼 수 있게 됐다. 코트 위에서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다 겪은 베테랑답게 몇 단계 앞까지 내다보며 팀을 운용하고 있다.
"과거에는 크리스마스 때마다 선수들에게 카드를 써서 줬다. 지난해에는 그럴 여유가 없었다. 물론 시대가 변해서 아날로그 카드는 옛날의 것이 됐다. 하지만 카드를 떠나 선수들과 언제든 편하게 소통하면서 팀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만들어 가고 싶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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