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수원 삼성의 믿을 수 없는 패배.
대구FC가 기적같은 승리를 따냈다. 수원은 올시즌 처음으로 경기장을 찾은 홈팬들 앞에서 처참한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수원과 대구는 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0 14라운드 맞대결을 벌였다. 양팀 모두에 중요한 경기였다. 홈팀 수원은 직전 라운드 광주FC와의 원정 경기에서 주승진 감독대행 체제 두 경기 만에 첫 승을 따냈다. 하위권 탈출을 위해서는 연승이 꼭 필요했다. 대구 역시 마찬가지. 13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전에서 3대0 시원한 대승을 거두며 2연패를 탈출했었다. 대구도 이 경기에서 승리해야 상위권 추격이 가능했다.
경기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 전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렀다. 기세를 잡은 건 수원이었다. 수원은 전반 35분 상대 미드필더 김선민의 퇴장으로 일찌감치 수적 우세를 가져갔다. 후반전에는 거의 원사이드한 게임으로 대구를 몰아쳤다. 하지만 마지막 결정력이 아쉬웠다. 수원의 슈팅은 계속해서 골문을 빗나갔고, 대구의 육탄 방어에 막혔다.
그렇게 상대 숨통을 제때 끊지 못하니 결정적 위기가 찾아왔다. 대구에는 부상을 털고 돌아온 킬러 에드가가 있었다. 후반 32분 데얀과 교체돼 들어온 에드가는 정규시간 종료 2분을 남기고 천금같은 결승골을 터뜨렸다. 수비만 하던 대구는 전방 에드가를 보고 롱볼을 날리며 역습 기회를 노렸는데, 그 한 번의 찬스가 에드가에게 찾아왔다. 수원 수비진이 매끄럽게 볼을 처리하지 못하는 사이 에드가가 왼쪽 측면에서 수원 골키퍼 양형모와 1대1로 맞서는 상황이 나왔고, 에드가가 침착하게 반대편 골문으로 공을 차넣었다.
무승부만 거둬도 다행이라고 생각할 수 있었던 대구는 생각지도 못한 결승골로 2연승을 달릴 수 있었다. 그리고 빅버드 악몽에서도 탈출했다. 대구는 2003년부터 수원월드컵경기장 원정에서 6무9패만을 기록중이었다. 단 1승도 없었다. 이날 경기에서 그 징크스를 떨치지 못할 걸로 보였는데, 기적같은 1대0 승리를 따냈다.
한편, 이날 수원월드컵경기장에는 1577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프로축구연맹은 1일부터 수용 인원의 10% 관중 입장을 허용했다. 4300명이 들어올 수 있었는데, 이날 수원에는 하루종일 비가 내린 탓에 매진을 기록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모처럼 만에 관중들의 함성, 박수 소리가 울려퍼졌다는데 의미가 있었다. 그 중 눈길을 끌었던 건 대구 공격수 데얀을 향한 수원팬들의 야유였다. 데얀은 지난해 수원에서 뛰었다. 하지만 시즌 막판 태업 논란 등을 일으키며 수원과 안좋은 이별을 했다. 그리고 대구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6월21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양팀의 맞대결 때 골을 넣고 수원을 자극하는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다. 이후 첫 수원 방문이었다. 수원팬들 입장에서는 데얀의 일거수일투족이 곱게 보일 리 없었다.
이날 관중들은 거리를 두고 착석해 경기를 관전해야 했다. 응원가 부르기나 단체 응원 등은 할 수 없었다. 박수만 칠 수 있었다. 하지만 데얀을 향해 터져나오는 야유는 막을 수 없었다. 데얀이 공을 잡든, 반칙을 하든, 교체로 나가든 어떤 행동을 해도 수원팬들의 야유는 멈추지 않았다. 데얀도 수원팬들 앞에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후반 32분 교체아웃 됐다.
수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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