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최상위권 팀들의 흐름은 결국 불펜 컨디션이 가른다.
1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는 단어 그대로 '불펜 대첩'이었다. 경기 중반까지 4-4로 팽팽한 접전을 이어가던 두팀은 후반 대폭발했다. 8회초 두산이 먼저 임정호에서 배재환으로 이어지는 NC 필승조를 공략해 4점을 뽑았다. NC는 배재환에서 다시 강윤구를 투입하면서 8회에만 투수 3명을 썼다.
그러나 두산도 지키기에는 실패했다. 8회초 득점 이후 박치국이 8회말 노진혁에게 추격의 투런 홈런을 허용했고, 9회말에는 마무리 함덕주가 마운드에 올랐지만 2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며 동점을 내줬다. 함덕주는 2아웃을 잡고 볼넷과 2루타 그리고 모창민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아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결국 두산 벤치는 함덕주를 내리고 이형범을 올려 연장을 준비했다.
승부가 연장으로 흐른 후 이번에는 NC 마무리 원종현이 무너졌다. 원종현은 10회초 두산 타자들에게 연신 빠른 카운트에서 노림수에 걸리는 연속타를 허용했고, 순식간에 4실점 했다. 원종현이 무너진 NC는 10회말 이형범을 상대로 양의지의 적시타와 노진혁의 만루 밀어내기 볼넷으로 끝까지 추격에는 나섰지만 그이상은 역부족이었다.
두산이 12대10으로 이겼지만, 출혈은 양팀 모두 만만치 않았다. 각 선발 투수들이 6이닝 4실점씩 기록하고 물러난 뒤, 불펜진이 허용한 실점이 합계 무려 14점이기 때문이다. 뒷문에 대한 고민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1위를 달리고 있는 NC 그리고 2,3위 팽팽한 접전을 펼치고 있는 두산과 키움 히어로즈 모두 불펜 컨디션에 최근 페이스가 좌우되고 있다. 키움은 최근 마무리 조상우를 중심으로 한 필승조가 안정감을 되찾고, 에디슨 러셀 합류 이후 타선 응집력을 회복하면서 상승 흐름이다. 반면 NC는 불펜에 대한 고민을 계속 안고있는 상황에서 마무리 원종현이 무너지는 치명상을 입었고, 두산 역시 선발 공백에서 비롯된 불펜 부담이 있다보니 한번 역전패를 당할때 충격이 몇 배 이상이다.
페넌트레이스 전체 일정 절반을 소화한 시점에서, 남은 후반기 순위 경쟁도 불펜 컨디션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NC의 선두 독주 그리고 키움, 두산이 얽힌 상위권 승패 다툼에 있어 중요한 '키'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