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다들 충격이 큽니다. 이런 슬픔이 다시는 생기지 않도록 구단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밤새 많은 비가 내리고도 빗줄기가 멈추지 않은 3일 오전. 배구 선수 출신 故 고유민(25)의 발인이 있었다.
고유민은 7월 31일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전 동료가 자신의 전화를 계속 받지 않는 고유민을 걱정해 직접 찾아갔다가 그를 발견했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외부인의 침입 및 범죄 혐의점이 없는 점에 비춰 고유민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2013~2014시즌 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로 현대건설에 입단한 고유민은 지난 시즌까지 백업 레프트, 리베로로 뛰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현대건설과 FA 계약을 맺었지만, 3월 팀을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구단은 임의탈퇴로 묶어둔 상태였다. 그리고 채 1년이 지나지 않아 들려온 충격적인 소식은 구단 관계자들과 동료들 모두를 깊은 슬픔으로 몰아넣었다.
현대건설 구단은 고유민의 장례 절차를 맡았다. 장례식장에 구단 관계자들이 상주해 갑작스러운 일로 정신이 없을 유족들을 위로하며 조문객을 맞았다. 고유민과 함께 뛴 동료 선수들이나 코칭스태프가 받은 충격은 더더욱 컸다. 이도희 감독과 동료 선수들은 소식을 듣자마자 빈소로 달려와 조문을 마쳤다.
구단 관계자는 "다들 슬픔과 충격이 큰 상태다. 감독님은 빈소에서 거의 정신을 잃을 정도로 힘들어하셨다. 선수들도 심리적으로 굉장히 힘들어하고 슬퍼하고 있다. 너무나 힘든 일이지만, 그래도 지금은 우리 선수였던 유민이를 잘 보내주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현대건설 선수단은 발인에도 참석해 동료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했다.
구단이 고유민과 마지막으로 만남을 가졌던 것은 지난 6월이었다. 구단 관계자는 "그때가 마지막이 됐다. 당시 고유민에게 배구를 계속 할 생각이 있으면 다른 팀으로 보내주든 어떻게든 풀어주겠다고 제안을 했었다. 아직 어린 선수이지 않나. 그때는 본인이 네일아트 학원을 다니면서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고 있다며 배구를 하고싶은 생각이 없다고 답하더라. 그렇게 이야기를 나눴었는데 이런 일이 생기니 너무 참담하다"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생전에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쏟아지는 비난과 악플 세례였다. 많은 프로스포츠 선수들이 개인 SNS 계정이나 휴대폰 메시지 등을 통해 거의 매일 욕과 인신공격성 글들을 받는다. 관계자들은 "그중에서도 여자배구 선수들을 향한 악플 내용들은 상상초월"이라고 공감한다. 포지션 전향 등으로 힘든 시기를 겪고있던 선수를 더 큰 수렁으로 몰고가는 기폭제나 다름 없었다.
현대건설 배구단도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우리 생각보다도 더 힘들었던 것 같다. 본인 스스로 위축되어있는 상황이었을텐데, 어린 선수니까 구단에서도 더 잘 다독였어야 하지 않나 하는 반성하는 마음도 크다. 메모로 남긴 힘들었던 상황들에 대해서도 혹시 몰랐던 부분들이 있는지 자체적으로 상황 파악을 더 하겠다"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구단 차원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선수들이 쉽게 이야기하지 못하는 부분까지 챙길 수 있는 구단이 되겠다. 앞으로 적극적으로 선수들이 심리 상담을 받으며 정신적인 케어를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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