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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 적' 된 휴스턴 또 벤치클리어링, 이번에는 오클랜드...사인훔치기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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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속에 시즌을 치르고 있는 메이저리그는 팀간 집단 몸싸움, 즉 벤치 클리어링을 공식적으로 금하고 있다. 혹시 모를 선수간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잔뜩 화가 난 선수들이 이를 지킬 리 없다. 특히 지난 겨울 '2017년 월드시리즈 사인 훔치기'가 발각돼 중징계가 내려져 온갖 비난을 받은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공공의 적'으로 몰려 벤치 클리어링의 집중 타깃이 되고 있다. 이번에는 오클랜드 어슬레틱스가 휴스턴과 집단 몸싸움을 벌였다.

1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오클랜드콜리시엄에서 열린 양팀간 시즌 3차전에서 벤치 클리어링이 발생했다. 오클랜드가 6-2로 앞선 7회말 공격. 1사후 라몬 로리아노가 타석에 들어섰다. 휴스턴 투수는 우완 움베르토 카스텔라노스. 풀카운트에서 카스텔라노스가 던진 77마일 커브가 로리아노의 왼쩍 어깨를 때렸다. 로리아노는 인상을 찌푸리더니 카스텔라노스를 향해 손짓을 하며 뭔가를 따지 듯 말을 건넸다. 로리아노는 포수 마틴 말도나도의 제지에도 불구, 계속 불만을 건네다 결국 1루로 걸어나갔다.

사건은 이후 발생했다. 1루쪽 휴스턴 더그아웃에서 야유가 나왔다. 알렉스 신트론 타격코치가 로리아노를 자극한 것이다. 로리아노는 과격한 제스처로 받아치더니 곧바로 1루 더그아웃을 향해 돌진했다. 포수 더스틴 가노 등 휴스턴 선수들 2~3명이 로리아노를 막아서며 덮쳤고, 이내 양팀 선수들이 쏟아져 나와 1루 더그아웃 앞은 아수라장이 됐다.

그러나 별다른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고, 상황은 곧 종료됐다. 테드 바렛 구심은 로리아노에게 퇴장 명령을 내렸다. 무관중으로 경기를 진행하는 까닭으로 심판진이 선수들을 향해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라"고 외치는 목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 오클랜드는 퇴장을 당한 로리아노를 대신해 채드 핀더를 대주자로 기용했다. 핀더는 후속 맷 채프먼의 2루타 때 홈을 밟아 7-2로 점수차를 벌렸다. 결국 오클랜드는 7대2로 승리하며 9연승을 달렸다. 휴스턴은 5연패의 늪에 빠졌다.

앞서 지난달 29일 휴스턴의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휴스턴과 LA 다저스 사이에서도 충돌이 빚어졌다. 다저스는 2017년 월드시리즈에서 휴스턴의 사인훔치기에 희생된 당사자. 6회말 휴스턴 공격 때 다저스 조 켈리가 알렉스 브레그먼에 위협구를 던지면서 신경전이 시작됐고, 켈리가 카를로스 코레아를 삼진처리한 뒤 혀를 내밀며 조롱하자 벤치클리어링이 발생했다. 당시에도 별다른 물리적 충돌은 없었고, 퇴장 선수 없이 휴스턴 더그아웃에 경고만이 주어졌다.

휴스턴은 최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날 5연패에 빠진 휴스턴은 6승9패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에서 텍사스 레인저스에 2위 자리를 내주고 3위로 내려앉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