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선발에서 불펜으로 보직을 바꾼 김 민의 기용에 신중하다. 투수를 최대한 좋은 쪽으로 살리기 위함이다.
2018 신인드래프트에서 KT 1차 지명을 받은 김 민은 첫해 1군에 데뷔했다. 9경기에 등판해 4승2패, 평균자책점 5.06을 기록했다. 이듬해 본격적으로 선발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27경기에 나와 6승12패, 평균자책점 4.96을 마크했다. 배제성과 함께 국내 선발 투수 중 두각을 나타내면서 팀의 전력을 끌어 올렸다. 젊은 투수들의 성장으로 끝까지 5강 싸움을 펼칠 수 있었다.
올해도 선발로 출발했다. 이 감독은 외국인 투수 2명(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윌리엄 쿠에바스)에 배제성 소형준 김 민을 5선발로 낙점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김 민이 흔들렸다. 시즌 초반 선발로 등판한 6경기에서 2승3패, 평균자책점 9.62로 부진했다. 게다가 어깨 통증으로 지난 6월 11일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다행히 가벼운 염증으로 큰 부상은 피했다. 통증에서 회복하는 사이 KT의 선발진도 안정이 돼갔다. 김민수가 새 선발 투수로 떠올랐다.
이 감독은 김 민의 불펜 전환을 결정했다. 짧은 이닝을 던질 때 150㎞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 또 주 권 유원상 김재윤 등 필승조 투수들이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7월 18일 1군에 복귀한 김 민은 줄곧 불펜 투수로만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복귀 후 8경기에 구원 등판해 1승무패, 평균자책점 1.86을 기록하고 있다. 추격조 역할을 맡고 있다.
이 감독은 25일 수원 키움 히어로즈전에 앞서 "김 민은 최대한 좋은 쪽으로 쓰려고 한다. 안 좋은 쪽에선 쓰지 않으려고 한다. 우타자를 상대로 충분히 쓸 수 있는 카드다. 150㎞의 빠른 공을 던지고 슬라이더도 있다"면서 "아직 한 순간에 볼넷을 내주는 경우가 있다. 타이트한 경기에는 못 쓰지만, 점수가 벌어진 경기에서 쓸 수 있다. 어제도 1이닝을 막아줘서 큰 힘이 됐다. 그렇게 살리는 쪽으로 쓰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김 민은 불펜에서 제구가 다소 불안하지만, 좋은 구위를 뽐내고 있다. 구원 등판한 경기에서 9이닝 당 삼진이 무려 10.24개다. 다만 볼넷 역시 4.66개로 많은 편이다. 이 감독은 "자주 등판하는 건 쉽지 않지만, 최대한 기회가 되면 쓰려고 한다. 짧은 이닝을 던지니 삼진율이 더 높아졌다. 빠른 공이 있으니 카운트만 유리하게 들어가면 삼진 확률이 높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수원=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