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아무리 팍팍한 오늘도 내일의 희망이 있는 한 발걸음을 옮길 수 있다.
힘겨운 시즌을 통과하고 있는 한화 이글스. 멈춰선 지점 마다 희망을 발견한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한화 타선의 10년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거포 노시환(20)이다.
오랜 시행착오를 겪은 그가 드디어 꿈틀 하고 있다. 알을 깨고 나오기 직전의 모습. 본격적인 포텐이 터질 참이다.
2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삼성라이온즈와의 시즌 9차전.
이날 한화 타선의 해결사는 노시환이었다. 꼭 필요할 때마다 3안타를 날리며 4타점을 쓸어담았다.
맹물 타점이 아닌 알토란 타점이었다.
1-0 박빙의 리드를 지키던 5회말 1사 만루에서 송광민의 밀어내기 볼넷에 이어 2타점 적시타를 날리며 달아나는 타점을 기록했다. 4-0으로 앞선 7회말 1사 2,3루에서 또 다시 좌익선상 2타점 적시 2루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올시즌 3번째 3안타 경기. 모두 최근 4경기에 집중된 기록이다. 3차례의 3안타 경기로 4경기에서 18타수9안타를 휘몰아 치며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놀라운 반전이다. 불과 몇 경기 전까지만 해도 노시환은 1할대에서 헤매던 미완성 거포였다.
지난해 입단 당시 기대가 워낙 컸던 만큼 실망도 컸다. '2년 차 마저 안되는건가' 하는 실망감이 뭉실뭉실 피어올랐다.
어느덧 다다른 막다른 길. 모든 걸 내려 놓자 새로운 길이 열렸다.
"어느 날 제 성적을 봤어요. 문득 시즌 내내 위축돼서 못하느니 그냥 후회나 없도록 자신감 있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고교 시절 이미 검증된 특급 재능. 사소한 멘탈 차이가 큰 퍼포먼스 차이를 만들었다.
거침 없이 휘두르는 배트 끝에서 양질의 타구가 양산되기 시작했다. 기대감을 채우지 못해 타석에서 위축된 조바심으로는 결코 느껴보지 못한 짜릿한 신세계였다.
이날 5번 3루수에 배치된 노시환은 첫 타석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하지만 주눅 들지 않았다. 다음 타석부터 자신감 넘치는 스윙으로 연속 3안타를 기록했다.
힘겨웠던 시절, 타 팀 다른 유망주들과의 비교는 무척 괴로운 일이었다.
프로 데뷔하자 마자 맹활약 하는 키움 이정후, KT 강백호 같은 특급 선수들의 활약이 조바심을 키웠다. 하지만 마인드 스위치를 돌리자 모든 게 달라졌다. 타석에서 훨씬 편안해졌다.
"정후 형이나 백호 형 같이 빨리 잘하는 선수도 있지만 늦게 핀 꽃도 있을 수 있는 거니까요."
올시즌 들어 포텐을 터뜨리고 있는 경남고 1년 선배 한동희(롯데)의 조언도 큰 힘이 됐다.
"통화하면서 어떻게 좋아졌는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해주세요. 장타 보다 정확하게 치는 게 중요하다는 말을 해주시죠. 큰 도움이 됐어요. 저도 이제 정확하게 치다 보면 홈런이 나온다는 생각이 들어요."
손에 꼽기 힘들만큼 수많은 선배들이 노시환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너는 한화의 미래다."
그 미래가 꿈틀대고 있다. 새로운 국면이 시작됐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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