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조선의 4번 타자'도 삼중살이 나오는데 안치홍이라고 못칠까."
1일 수원 KT전 도중 롯데 허문회 감독은 안치홍에게 이런 말을 건넸다.
안치홍에겐 최악의 하루였다. 롯데가 3회말 KT에게 4실점하면서 1-5로 뒤지던 4회초. 안치홍은 한동희의 안타와 마차도의 볼넷으로 무사 1, 2루 추격 찬스를 잡았다. 타석에 들어선 안치홍은 배제성과 신중한 승부를 펼쳤지만, 그가 친 타구는 공교롭게도 KT 3루수 황재균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갔다. 황재균이 3루 베이스를 터치하고 건넨 공은 2루를 거쳐 1루까지 오면서 올 시즌 세 번째 삼중살로 연결됐다. 안치홍은 아웃을 확인한 뒤 1루 베이스 근처에 주저앉아 한동안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허 감독은 "어제 경기 중 안치홍에게 '조선의 4번 타자(이대호 별명)'도 삼중살이 나오는데 안치홍이라고 못칠까 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지난 5월 20일 광주 KIA전에서 이대호가 무사 1, 2루 상황에서 안치홍과 똑같은 코스로 삼중살을 당했던 것을 빗댄 말이었다.
허 감독이 굳이 이런 이야기를 꺼낸 것은 안치홍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풀어주기 위한 것이었다. 안치홍은 87경기 타율 2할7푼(319타수 86안타), 4홈런 35타점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득점권 타율은 2할6푼으로 썩 좋은 편이 아니다. 수비에서도 10개의 실책을 범하는 등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2+2년의 FA 계약을 맺은 만큼 지금까지의 활약상은 본인 스스로의 기준에도 썩 만족스러울 수 없다.
허 감독은 "세상에 (안타를) 못 치고 싶은 타자는 없다"며 "안치홍은 분명히 실력이 있는 선수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평상시엔 아무렇지 않은데 경기 중엔 머리가 많이 복잡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어제는 그런 부분을 지워주고 싶어 농담 삼아 그런 이야기를 했다. 기분 전환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수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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