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KT위즈 이강철 감독은 외유내강 형의 지도자다.
선수들을 큰 형님 리더십으로 편안하게 감싸주지만 단호할 때는 추상처럼 엄격하다.
평소에는 한없이 너그럽지만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눈물이 쏙 빠질 정도로 강한 질책도 마다하지 않는 밀당 리더십. 그야말로 강온을 오가는 조직관리의 고수다.
그런 이강철 감독이 '장난꾸러기' 쿠에바스와 시즌 내내 '밀당' 중이다.
쿠에바스는 좋은 변화구를 보유하고 있지만 경기 상황에 따라 집중력이 흐트러질 때가 있다. 잘 던지다 와르르 무너지는 이유다. 자기만의 고집도 세다.
기분에 따라 포수의 리드를 따르지 않고 변화구 타이밍에 직구 승부를 걸다 경기를 망치기도 한다.
명 투수코치 출신 이 감독이 늘 지적하는 부분. 하지만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과 장난기 섞인 천성이 바뀌기란 쉽지 않은 법. 이 감독도 이를 인정한다. 다만, 최대한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 한 시즌을 팀의 목표 방향으로 유도하고 있다.
6일 고척 키움전은 이 감독의 바람대로 무결점 피칭을 한 성공적인 하루였다.
쿠에바스는 키움 브리검과의 외인 선발 맞대결에서 8⅔이닝 5피안타 무4사구 7탈삼진 1실점 완벽투로 시즌 7승째(5패)를 수확하며 팀의 8대1 대승과 5연승을 이끌었다. 경기 후 이강철 감독은 "오늘 쿠에바스가 KBO리그에서 활약한 이래 최고의 투구, 즉 인생투를 했다. 감독으로서 다가오는 주 운영을 하는데 정말 중요한 경기였는데, 멋진 투구를 해줘서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경기 투구 내용을 거울삼아 향후 경기에 참고했으면 좋겠다"는 한마디를 덧붙였다.
무슨 이야기였을까. 바로 고비마다 적절했던 변화구 승부였다. 쿠에바스는 이날 커브와 체인지업을 활용해 패스트볼 타이밍을 조준하고 나온 키움 타선을 무력화 했다. 직구 타이밍에 나온 배트가 쿠에바스의 날카로운 변화구에 허공을 갈랐다.
이강철 감독은 6일 키움전에 앞선 브리핑에서 "어제는 쿠에바스 공이 워낙 좋았다. 꺾이는 각도와 제구, 커브 모두 완벽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런 볼을 던질 수 있는데 안 던지니까 화가 나는 것이다. 아예 안되는 투수면 기대를 하지 않는다. 좋은 변화구를 가지고 있는데 구종 선택을 잘 못해 무너지는 것 때문에 짜증이 많이 났었다"고 이야기 했다. 그러면서 "어제 키움 타자들이 직구 타이밍에 나오다 커브에 많이 당했다"며 "또 한번 이야기 해볼까 고민 중이다. 혼자만의 생각과 고집에 빠져가지고 다르게 생각을 하면 안된다. 포수들이 더 많이 리그를 경험하고 연구하지 않느냐. 그들의 말을 들어줘야 한다. 물론 쉽게 바뀌지 않겠지만 그렇게라도 써야 한다. 쿠에바스가 해줘야 연패를 피할 수 있다"며 상시적 변화를 촉구했다.
이 감독은 "어제도 8-0이 되니까 쿠에바스가 씩 웃더라"며 "아무튼 어제는 구종도, 로케이션도, 힘도 가장 좋았다. 포수가 끝까지 리드를 잘 한 것 같다"고 긍정 평가했다.
이강철 감독의 쿠에바스 길들이기. 일단 절반은 성공적이다. 에이스 데스파이네와 함께 쿠에바스가 팔색조로 변신해 시즌 끝까지 버텨줘야 KT가 창단 첫 가을야구 전설을 완성할 수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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