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의 '모 아니면 도' 성향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라모스는 8월 이후 폭발적인 장타력을 이어가며 타선을 이끈 주역으로 떠올랐지만, 최근에는 늘어나는 삼진 때문에 공격의 맥을 끊기 일쑤다.
LG 차명석 단장은 지난 겨울 라모스를 영입할 때 "홈런도 홈런이지만, 작년 트리플A에서 4할의 출루율을 올린 점에 주목했다"고 했다. 라모스는 지난해 콜로라도 로키스 산하 트리플A 앨버커키 이소톱스에서 타율 3할9리, 30홈런, 105타점, 출루율 0.400을 기록했다. 파워 뿐만 아니라 선구안도 뛰어나다는 평가였다.
실제 라모스는 시즌 초반 안정된 선구안과 파워풀한 스윙을 앞세워 홈런과 출루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그러나 6월 중순 허리 부상을 당한 이후로는 양상이 달라졌다. 출루가 줄고 삼진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슬럼프가 7월 말까지 한 달 넘게 이어졌다. 다행히 지난 8월 한 달 동안 10홈런, 18타점을 터뜨리며 회복세를 보이기는 했다.
그러나 9월 들어 타격이 또다시 널을 뛰고 있다. 라모스는 지난 7일 부산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3회초 우중월 투런홈런을 터뜨리며 LG 타자 한 시즌 최다인 31홈런 기록을 세웠지만, 삼진을 3차례나 당하며 고개를 떨궜다.
시즌 삼진수는 114개. 마침내 NC 다이노스 나성범과 함께 최다 삼진 부문 공동 1위가 됐다. 하지만 타석 당 삼진 비율이 라모스는 28.2%로 26.8%의 나성범보다 훨씬 높다. 라모스는 이 부문서 키움 히어로즈 박병호(29.7%), NC 애런 알테어(28.3%)에 이어 3위다. 즉 삼진을 가장 자주 당하는 세 번째 타자라는 뜻이다.
라모스의 삼진이 급격히 늘어난 건 허리 부상 이후다. 삼진 비율이 허리 부상 전에는 20.2%, 이후에는 32.0%로 큰 차이를 보인다. 특히 9월 들어서는 그 정도가 심해졌다. 지난 4일 NC와의 잠실경기에서는 연장 12회까지 7번 타석에 들어가 5번 삼진을 기록했다. 역대 16번째로 한 경기에서 5번 삼진을 기록한 타자가 됐다.
이날 롯데전에서는 팀이 추격의 실마리를 찾아가던 4회 2사 1,2루서 롯데 선발 박세웅의 130㎞ 포크볼에 삼진을 당하는 등 상대의 유인구에 연신 방망이를 헛돌렸다. 시즌 초반에는 바깥쪽 높은 공에 주로 당하더니 지금은 낮게 떨어지는 공에도 쉽게 속는다.
홈런 타자가 삼진이 많은 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다. 홈런 선두인 KT 위즈 로하스도 삼진이 100개나 된다. 라모스도 지난해 트리플A에서 140개의 삼진을 기록한 바 있다. 원래 삼진을 많이 당하는 타자라고 봐야 한다. 하지만 문제는 주자가 있을 때, 특히 득점권서 아무 소득없이 더그아웃으로 되돌아간다는 것이다.
라모스의 득점권 타율은 2할7푼4리로 규정타석을 넘긴 54명중 43위에 처져 있다. 홈런 2위지만 타점이 70개로 14위에 불과하다. 홈런 1위 로하스의 득점권 타율은 3할3푼6리, 27홈런으로 이 부문 3위인 나성범은 3할3푼이나 된다. 로하스는 98타점으로 타점 1위, 나성범은 86타점으로 3위에 올라 있다.
LG는 라모스가 팀 홈런 역사를 새롭게 쓴다는 사실에 매우 고무돼 있다. 그러나 좀더 정교하고 집중력있는 타격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도 크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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