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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울산 이어 전북, 우승 경쟁 캐스팅보트 쥔 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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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광주발 매운 고춧가루, 울산에 이어 전북도 맛볼까.

하나원큐 K리그1 2020 선두를 달리고 있는 울산 현대 김도훈 감독은 6일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의 19라운드 경기 후 짙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홈 경기였고, 후반 중반 상대 에이스 윌리안이 퇴장 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대1 스코어밖에 만들지 못했다. 만약 이 경기에서 이겼다면 2위 전북 현대와의 승점 차이를 7점으로 벌릴 수 있었다. 울산의 스쿼드와 저력을 감안할 때 7점 차이는 우승 칠부능선을 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큰 차이였다. 하지만 이 무승부로 인해 5점 차이만 유지하게 됐다. 21라운드 전북과의 맞대결이 있기에, 5점은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승점 차이다.

한 마디로 표현하면 울산은 비기고 진 것 같은 경기였고, K리그1 생존이 지상 과제인 광주는 비기고도 이긴 것과 다름 없는 경기였다. 광주가 우승 숙원을 풀려는 울산에 제대로 고춧가루를 뿌린 것이다. 전북 입장에서는 광주의 선전이 한 없이 고마웠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게 무슨 운명. 이번엔 광주의 화살이 전북으로 향한다. 양팀은 12일 광주 축구전용경기장에서 20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공교롭게도 광주가 연이어 우승 경쟁팀들을 상대하게 됐다. 광주 박진섭 감독은 "2연패를 당한 전북이 이번 경기에서는 승점 3점을 따기 위해 필사적으로 경기에 임할 것이다. 힘든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광주는 주포 윌리안이 울산전에서 퇴장을 당해 전북전에 나설 수 없다. 만약, 광주가 울산엔 비기고 전북에 진다면 의도치 않게 전북에 도움을 주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

하지만 광주의 패배를 무조건적으로 단정짓기도 힘들다. 광주는 최근 6경기 무패 행진이다.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펠리페와 엄원상을 축으로 한 역습 축구가 매우 강력하다. 울산전이 강해진 광주 축구의 면모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전북이 강팀이기는 하지만, 최근 하락세라는 점도 광주의 자신감을 북돋워준다. 박 감독은 "전북이 강하지만, 우리도 홈에서 지지 않는 경기를 할 것이다. 특히, 새 전용 구장이 개장 후 아직 홈 승리가 없다. 첫 홈경기 승리를 위해 잘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광주는 19라운드까지 치른 후 7위에 자리하게 됐다. 6위 강원FC와 승점은 21점으로 같다. 남은 전북-상주 상무-성남FC전을 잘 치르면 상위 스플릿 진출도 가능하다. 박 감독은 "상위 스플릿은 생각도 안한다. K리그1 잔류가 최우선 목표"라고 하지만 프로팀으로서 더 높은 곳을 향한 의지가 생기지 않을 수 없다. 그 첫 단추가 전북전이기에 광주의 집중력이 몇 배 배가된다면 강호 전북이라도 힘든 경기를 할 가능성이 충분히 생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